관악저널

칼럼   특별연재(지구온난화)   환경   선거일기   의학칼럼   기고   음악칼럼   산행기행   영화칼럼   유종필의관악소리   교육특별연재   신년사
호별보기 로그인 회원가입
컬럼
칼럼
특별연재(지구온난화)
환경
선거일기
의학칼럼
기고
음악칼럼
산행기행
영화칼럼
유종필의관악소리
교육특별연재
신년사
개인정보취급방침
회사소개
광고/제휴 안내
기사제보
컬럼 > 칼럼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카카오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권영출 칼럼> 5.31지방 선거와 그 후
기사입력  2006/06/15 [14:41] 최종편집   

5.31지방 선거와 그 후
 
가끔 텔레비전에서 유명 배우들이 최면요법에 참여하는 경우가 있는데, 최면에서 깨어난 후에 걱정스럽게 묻는 말이 있다. ‘내가 최면상태에서 무슨 일을 했나요?’ 최면상태에서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최면을 거는 사람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게 되기 때문이다.

노무현정권의 정책에 대해 비판과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조차 이번 5.31지방 선거의 결과에 대해 놀라고 있다. ‘우리가 원했던 것이 이런 것은 아니었는데...’라고 하면서 우려하고 있다. 누군가에 의해 집단최면이라도 걸린 듯이 ‘우습기 짝이 없는 투표’를 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기초의원 선거 결과를 보면, 관악구의 경우 ‘2-가’번을 부여 받은 경우에는 탈락자가 아무도 없다. 광진구의 경우 ‘2-가’를 부여받은 후보자가 모두 1등을 차지하는 등 서울의 기초의원 선거에서 ‘2-가’를 부여받은 후보자가 137곳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결과를 놓고 본다면, ‘2-가’를 부여받은 후보자가 가장 적합한 구의원 후보였다 라는 뜻인데, ‘과연 그런가?’ 하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말할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공명선거와 함께 벌였던 메니페스토 운동이 얼마나 허무하게 부서졌는지를 보여주는 통계이며, 광풍(光風)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현상이 되고 말았다. 광역시장, 도지사 16명, 시장?군수?구청장 230명, 광역시?도의원 733명, 시?군?구의원 2888명을 합쳐서 총 3867명을 선출하는 지방선거가 왜 이 모양이 되고 말았을까?

자질과 능력에 대한 검증, 공약의 실천 가능성 확인 등의 목소리는 ‘정권에 대한 심판’이라는 광풍(光風)에 어이없이 묻혀버리고 말았다. 유권자들 입장에서도 수십 명의 후보자가 뒤섞여 있는 투표용지 앞에서 무력한 자신을 탓하기보다는 ‘익명의 단순성’에 동조해 버렸다. 좁고 비밀이 보장되는 좁은 투표공간에서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줄 투표’나 ‘정당 투표’가 되어버린 것이다.

어떤 후보는 해당 지역으로 이주해 온지 1년도 안되었지만 특정 정당의 후보로 공천을 받았기 때문에 당선된 경우도 있다.

누가 뭐라 해도 이번 선거는 지방의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이지, 정권의 중간 평가가 아니건만... 왜 이런 결과로 나타나고 말았을까?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모 유력 일간지는 끊임없이 중앙정치에 대한 심판으로 일관하는 기사들로 독자들을 의식화한 경향이 있었다.

신문마다 다 자기 나름대로의 사시(社是)가 있기에 다소 고려한다 해도, 지방의 일꾼을 뽑는 지방자치에 대한 논점을 축소?왜곡시켰다는 의혹을 갖게 했다.

3867명의 당선자 중 이번 선거의 결과에 대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일할 지방 일꾼이 몇이나 될 것인가? 유력 일간지의 일면을 장식했던 ‘싹쓸이’와 ‘몰표’ 속에 묻혀서 자격과 능력 대신 바람몰이에 의해 당선된 사람으로 평가받는데, 어떻게 진정한 긍지가 가질 수 있겠는가? 자신들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 속에서 기대와 희망의 눈빛을 바랄 수 있겠는가? 어쩌면 남은 4년은 참으로 지루하고 긴 자조의 시간이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대통령을 뽑은 것이 아니라, 우리 지역의 살림살이를 이끌어 갈 시장, 시의원, 구청장, 구의원을 선출했다. 서울시장과 서울시의원 106명 중 102명이 한나라당인데, 무슨 견제와 감시/감독 기능이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지난 2002년과 2006년 사이에 서울시가 제출한 의안의 90%가 원안 그대로 통과되어 의회가 ‘거수기’로 전락되었다는 비판도 있었다.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관악구도 22명의 구의원 중 한나라당이 13석을 차지해서 과반수를 훌쩍 넘어버렸다. 이런 선택을 우리가 했기 때문에, 결과에 대한 책임에서 주민들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이제 남은 일은 ‘주민 소환제’로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견제하는 도리 밖에 없다. 시민단체와 지역주민들이 다시 한번 당선자들의 공약이 무엇이었는지 ‘선거 공보지’를 찾아서 꼼꼼히 살펴보고 공약이행 여부를 확인해야 할 것이다.

관악구의회에서 한나라당이 과반수가 넘는다 해도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독주하지 않았으면 한다. 부디 대화와 타협을 통해 바람직한 의회 활동을 이끌어 주어서 지역주민들의 걱정이 기우로 끝날 수 있는 멋진 5대 의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 관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트위터 미투데이 미투데이 페이스북 페이스북 요즘 요즘 공감 공감 카카오톡 카카오톡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 목
내 용
주간베스트 TOP10
  개인정보취급방침회사소개 광고/제휴 안내기사제보보도자료기사검색
서울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144길 35 대표전화 : 02-889-4404ㅣ 팩스 : 02-889-5614
Copyright ⓒ 2013 관악저널.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linuxwave.net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