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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사회와 모럴 헤저드
기사입력  2007/03/26 [00:00] 최종편집   

■ 시사컬럼
공무원 사회와 모럴 헤저드

몇 년 전에 서울에 있는 한 구청 직원들이 퇴근시간이 되자 구청건물을 빠져나온 다음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술을 마시고 오랜 시간 잡담을 나누다가 밤늦은 시간에 다시 구청으로 몰려 들어가 전자출퇴근 카드를 꺼내들고 퇴근시간을 체크하는 일이 TV 뉴스 카메라에 잡혀 논란을 빚은 적이 있었다.

그 사건 이후 퇴근시간을 허위로 기재함으로써 술 마시고 노는 일에도 그 비싼 연장근무수당을 꼬박 꼬박 챙겨갔던 그들이 그 일로 인해 징계를 받았다는 소리는 전혀 듣지 못했거니와, 근래 들어서는 아예 이런 방법들이 노골화되어 시청이나 구청의 단체장이 공무원노조와 협정을 맺어 연장근무 여부와 관계없이 노조원들의 봉급에 상당액의 연장근무수당이 포함되어 자동으로 지급되고 있다는 사실은 공무원들의 잘못된 행태의 치부를 여실히 보여주는 매우 부끄러운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며칠 전에는 인근에 있는 수원시가 시청직원들의 퇴근시간을 밤 11시로 일괄적으로 기록해 시청건물은 불이 꺼진지 오래 되어 캄캄한데도 모든 공무원들이 여전히 야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처리함으로써 1인당 월평균 24만원씩 5년 동안 불법으로 챙겨간 돈이 무려 340억 원에 이른다는 사실은 공무원사회의 모럴 헤저드(기강헤이)수치가 얼마나 형편없는 것인가를 보여주는 주는 좋은 예이다.

그런데 5년 동안 이들의 퇴근기록을 조작해 340억이라는 엄청난 예산을 날려버린 서무담당 공무원 몇 사람들에게 내린 징계라는 것이 고작 1개월 감봉조치였다는 사실도 매우 놀랍거니와, 솜방망이 징계를 받은 이들은 공무원들이 한꺼번에 퇴근하느라 퇴근카드 찍기가 번잡스러워 일괄적으로 처리했을 뿐 불법은 아니라고 강변했다고 하니, 그렇다면 퇴근자들이 몰려 써먹지도 못할 출퇴근 체크기를 납품해 수 백 억을 날리도록 만든 전자출퇴근체크기 제조회사들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하라는 것인지 도저히 알아들을 수가 없는 말이다. 고층빌딩에서 근무하는 샐러리맨들은 대체 어떤 재주가 있어서 지금까지 아무런 불편 없이 전자출퇴근카드를 이용하고 있었다는 것일까?

공무원 노조의 부도덕한 관행

어떤 이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권위적이고 비효율적인 집단이 바로 공무원 사회라고 일갈하곤 하지만, 재벌그룹인 삼성이나 현대는 물론 하다못해 직원들이 몇 안 되는 중소기업에서 조차도 절대 통할 수 없는 이런 비상식적인 일들이 공무원 사회에서는 버젓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는 사실에 이르러서는 거대 공무원 사회의 관리능력이 전혀 없다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러니 앞으로 공무원 노조가 자신들의 권익을 위해 앞으로 무엇을 주장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이미 실추된 도덕성으로 인해 시민들의 어떤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깊은 회의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것처럼 공무원들이 국민의 공복이라든가, 국민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봉사하는 직책이라는 소리에 동의할 수 없게 된 지는 이미 오래 되었을 뿐더러, 그들이 국민을 위해 어떤 일을 찾아 나서기를 기대하는 마음 역시 별로 남아있지 않다. 한 예로, 차도에서는 신호등이 보이지 않아 보행자들이 보행신호임에도 불구하고 달리는 자동차를 피해 길을 건너는 위험천만한 지역도 있지만, 마치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그때 가서 신호등을 달아준다는 듯 사람들의 민원전화에도 알았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담당자의 목소리는 아무리 불편하고 위험하다 하더라도 다시는 그런 일로 민원전화를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도록 만들곤 하거니와 그런 곳에 이따금 자리를 잡고 신호위반 단속을 하는 경찰의 모습 역시 전혀 정의로워 보이지 않음은 물론이다.

이태백이나 사오정이 판을 치는 가혹한 직장 현실에서 이직률이 1%에도 못 미치는 분야가 바로 공무원 사회이며, 일단 공무원이 되고 나면 정년 때까지 봉급과 일자리를 보장받는 공무원직은 그래서 일반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직종이다. 상사의 업무독촉이 일반 직장인들이 받는 그것에 비교할 바도 아니고 실적에 대한 정신적 압박감도 별로 없으면서 공무원법에 의한 각종 혜택을 보장받는 그들에게 철 밥통이라는 냉소어린 오명은 조금도 지나치지 않다는 생각이다.

수 백 억보다 더 큰 손실

우리 관악구청만 하더라도 과도한 업무량에 밀려 주말도 없이 매일 밤을 새야하는 부서가 있는가하면, 일을 하러 나왔는지 의심될 정도로 퇴근시간만을 기다리며 평일 업무시간에도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는 한심한 공무원들도 많이 있다.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나 놀고 앉아있는 사람의 수당이 똑같은데 누가 열심히 일을 하려고 하겠으며, 이는 신성한 노동에 대한 분배정신의 정의에도 크게 어긋나는 일인 동시에 공문서 조작에 의한 공금횡령에 저촉되는 도둑질이다.

다행히 감사원은 감사대상을 확대해 연장근무수당을 불법으로 받아간 전원을 대상으로 처벌과 환불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천명해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것이 또다시 공무원들의 제 식구 감싸기에 의해 흐지부지 되어버릴지 분명히 지켜볼 일이다. 특히 지자제 이후 정직과 신뢰를 슬로건으로 내세워왔던 관악구에는 그런 부도덕한 일들이 제발 없기만을 바랄 뿐이지만 정작 공금횡령보다 더 큰 손실은 열심히 일하는 양심적이고 정직한 공무원들이 그런 부도덕한 공무원 부류들과 똑같이 취급되어 시민들로부터 부당한 대접을 받는 일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감사원과 의회, 시민단체들이 나서서 보신과 안일, 부도덕과 기득권 유지로 대변되는 공무원사회를 하루빨리 변화시켜 이 같은 도둑놈들에게 철 밥통은 더 이상 없다는 사실을 이제라도 입증시켜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최기만/ 객원 논설위원
재창간 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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