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자들의 식사
왜 부자들은 아주 맛있는 음식이 나와도 결코 접시를 다 비우지 않는가? 그들은 오늘 뿐 아니라 언제든지 그런 음식을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배를 채우기 위해 먹지도 않기 때문이다. 게걸스럽게 먹는 사람들은 거의 처음 먹어보거나, 다시는 먹을 수 없다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남길 수 없는 법이다.
지방의회가 개회되면서 다수당의 내부에서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다투는 모습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들을 선출해준 주민들의 기대와 의도는 안중에도 없고, 잿밥에만 몰입하고 있다. 주민들의 세금을 쏟아 부으면서 이런 지방의회가 왜 존속되어야 하는지 주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세종시 문제를 다룰 때는 ‘국민의 신뢰’를 천금같이 여긴다고 외치던 국회의원들이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여야가 합의한 ‘구의회 폐지문제’는 왜 언급조차 하지 않았는가? 그런 의원들이 과연 ‘국민에 대한 신뢰’를 입에 올릴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는 주민들의 비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지방의회 개원과 함께 터져 나오는 이런 불미스러운 소문들이 그저 풍문으로 그치기를 기대해 본다. 자질과 능력보다는 의원의 숫자로 밀어붙이면서 독식하려고 시도하는 지방의회가 있다면 주민들이 귀머거리 바보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오랜 세월 준비를 거쳐서 시작된 지방자치가 꽃도 피우기 전에 ‘존폐의 문제’를 놓고 논란의 시비에 휘말리지 않도록 지방의원들이 노력해 주어야 할 것이다. 급하고 게걸스럽게 음식을 다 먹어치우면 체하게 된다는 평범한 생활의 지혜를 참조하기 바란다. 재창간 1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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