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종필 구청장 당선자의 공약 중에는 민주당 시장후보가 주장했던 ‘초중등학교 무상급식’이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의무교육 대상인 초중등학교에 무상급식을 전면 실시하여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해소해 주면, 교육복지 구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그러나 2011년에 관내 초등학교 22개교 25,411명에게 친환경 무상급식을 실시할 경우, 약 128억 8,400만원이 들어갈 것이라고 인수위에 보고했다. 관악구 예산 중 경상경비를 제외하고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 350여억원 정도라고 하는데, 130여억원은 가용 예산의 1/3에 해당하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서울시의 예산지원이 없으면 도저히 실천하기 어려운 공약이라고 보여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행할 경우, 불요불급한 계속사업들이 차질을 빚을 것은 명약관화하다. 공약대로라면 현재 지원하는 교육지원예산도 42억여원에서 60여억원 정도로 증가되어야 하는데, 재정자립도가 낮은 관악구로서는 큰 고민일 것이다.

매니페스토는 공약의 이념과 비전, 그리고 목표, 우선순위를 비롯해 이를 실천하기 위한 재원과 언제까지 하겠다는 기한이 담겨 있어야 한다. 인수위는 이런 당선자의 공약이 관악의 현실적 조건하에서 어떻게 실천가능한지를 검증해 보았을 것이다. 열악한 관악의 재정 상황을 극복하면서, 매니페스토를 실천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능력과 신뢰를 받는 구청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재창간 12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