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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다이어몬드와 조나단 리빙스턴
기사입력  2007/01/26 [00:00] 최종편집   


■음악세상
닐 다이어몬드와 조나단 리빙스턴

내가 가지고 있는 음반들 중에서 내게 특별한 느낌을 주지 않는 음반은 별로 없다. 그 이유는 내가 남달리 고급스럽고도 우아한 음악만을 즐겨 듣는 마니아라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음악이 듣고 싶을 때마다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몇 장씩 사서 나르다 보니, 비록 남들 보기에는 별스러울 것도 없다는 말도 들을지언정 그때마다 나름대로 가슴속에 남아있는 희미한 기억들과의 연관성이 있어 그랬던 것이니, 그 많은 음반들 하나하나에 남다른 애착이 배어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각별한 손길이 가는 음반이 있으니, 다름 아닌 영화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 OST 앨범이 바로 그것이다.

조나단 리빙스턴. 그 앨범을 꺼내들고는 아무 말 없이 그저 표지 사진만 바라보고 있어도 나는 행복하다. 음악을 듣기 위해 더 이상 음반을 오디오에 걸지 않아도 충분한 이유는, 그 앨범에 담겨있는 음악들이 이미 내 가슴속에 저장되어 있어 가끔씩 마음이 지쳐올 때면 나의 가슴을 밀치고 나온 그 음악들이 나의 영혼을 태양의 신 앞으로 조용히 인도해 주곤 하기 때문이리라.

지난 1973년, 칠드런 오브 산체스 등 주로 사회성을 주제로 한 영화를 주로 만들어 왔던 ‘홀 바트렛 필름’은 미국의 조종사 출신 작가인 ‘리처드 바크(Richard Bach)’의 베스트셀러 qazJonathan Livingstone Seagullqaz의 제작에 착수하면서, 이 영화의 음악을 누구에게 의뢰하는가 하는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다.
여러 곡절 끝에 결국 중견 음악가 닐 다이어몬드에게 이 작업을 의뢰하기로 결정되었고, 작곡을 의뢰 받은 그는 곧 산으로 들어가 깊은 음악적 사색에 홀로 잠겨 있다가 수개월이 지난 어느 날, 야만인이나 다름없는 원시적 모습으로 두툼한 악보뭉치를 가지고 내려왔다. 이 악보뭉치 속에는 그 유명한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의 사운드트랙 전곡이 담겨있었고, 그것은 평소 혼자 고독한 척 하고 왕자병에 빠져있는 가수라는 혹평을 가했던 일부 비평가들의 생각을 재고하도록 만드는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닐 다이어몬드는 처음부터 가수가 아닌, 1941년에 뉴욕의 부룩클린에서 출생하고 성장한 작사 작곡가였다.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Rhinestone Cowboyqaz나 ’Sun Frowerqaz로 인기를 누리던 ‘글렌 켐벨’ 등 많은 가수들에게 곡을 주었으나 그들이 자신이 만든 노래를 잘 소화해 내지 못한다고 생각한 나머지 자신이 직접 가수로 나서 큰 성공을 거두게 된 인물이다. 어깨까지 드리우는 검은 장발과 짙은 눈썹의 수려한 외모에 Stones, Play Me, September Morn, Sweet Caroline 등 팝 발라드의 전형적 정서를 담고 있는 그의 친숙하고 편안한 목소리와 더불어 깨끗한 음색의 현악기를 즐겨 사용하는 그의 음악세계는 우리나라에서도 여전히 꽤나 두터운 올드팬층(層)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뮤지션으로서 자신에게 꿈이 있다면 교향곡을 작곡하는 일이라는 그의 말답게, 파퓰러 뮤직이 얼마만큼 고전음악에 접근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조나단 리빙스턴’의 사운드트랙이 이를 입증해 주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그 반응은 매우 호의적이었다.

물론 이 영화가 흥행에 큰 성공을 거둔 것도 아니며 시놉시스 역시 특별히 흥미롭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드넓은 바다와 거대한 태양이 일렁이는 대자연의 광대한 정경과 더불어 한 갈매기의 특이한 일상을 내세워 우리 인간들에게 있어 생존의 의미란 결코 빵이 목적일 수만은 없다는 문제를 절로 떠올리게 만드는 아름다운 영상 너머로 웅장한 사운드 트랙이 솟구치며 관객을 화면 속으로 끌어들이는 촬영기법은 비평가들로 하여금 매우 아름답고 수준 높은 영화라는 평가를 내리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비평가들의 지지에 힘입어 영화가 개봉된 1973년, 미국의 TIME지는 사람이 아닌 갈매기 조나단을 표지모델로 선정했을 정도로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Dear Father, Lonely Looking Sky와 함께 아름다운 현악기와 코러스가 감동의 바다 위에 수를 놓는 듯한 Anthem 등은 이 영화를 위해 동원된 2만 여 마리의 갈매기들과 어우러진 뭉클하고도 아름다운 악상으로 인해 차라리 종교적인 숙연함 마저 느끼게 만드는 걸작이다. 그리고 지난 70년대 세계 젊은이들에게 감성적 화두로 떠올랐던 그 영화 속의 대사를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세상에서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하면 다음 세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어느 곳이든 갈 자유가 있으며, 있고자 하는 곳에 있을 자유가 있다.”는 이 유명한 문구를 기억하는 이들 저마다 영화 조나단과 그 주제곡 Be를 통해 얻었던 소중한 감동을 아주 잊고 살아가지는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배부른 돼지보다는 차라리 가난한 소크라테스가 더 낫다는 휴머니즘적 믿음이 아직도 변하지 않는 한.

색칠한 하늘을 멀리한 구름이 뎅그러니 걸려 있는 하늘에서/ 시인의 맑은 눈을 찾는다면/ 당신은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인생의 의미를 찾는 한 단어를 위해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태양의 신은 그를 도와줄 겁니다./ 침묵의 소리에 맞춰 춤을 춥시다/ 모래가 모여 바위가 됩니다/ 섬광은 생기를 낳습니다/ 신이여/ 나의 기도를 들어 주소서/ (Be 중에서)

최기만/ 인터넷팝컬럼니스트
2007년 1월 24일자 재창간 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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