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직자의 청렴성과 법원의 판결
정치인 관련 뇌물수수라고 하면 보통 수 천 만원에서 수 십 억원까지 듣기만 해도 질감이 느껴질 정도로 큼직하게 범죄를 저지른다. 지난 11월 26일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되어 구청장직을 잃게 된 김 구청장의 경우 그 액수가 500만원이다. 이 정도 액수에 너무 심하지 않느냐고 불평(?)할 정도의 엄격한 판결이 나왔다. 실제로 몇 년 전만 해도 수 천 만원의 뇌물공여를 받았던 공무원들에게 몇 백만원 정도의 벌금형으로 끝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을 바라보면서, 선출직 공직자들 중에는 엄격해진 형량기준에 매우 놀랐을 것이라 짐작된다. 사실 증거가 없을 뿐이지, 이 정도의 뇌물수수에 대한 뜬소문은 구청과 의회 주변에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성경에서도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붙잡혀온 여자를 어떻게 처벌할지를 예수에게 묻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예수는 죄 없는 자가 먼저 돌을 들어서 저 여인을 치라고 했더니, 하나 둘씩 사람들이 다 사라졌다고 했다.
그러나, 오늘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사람들은 자신이 죄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서로 먼저 돌을 들 것이라고 한다. 자신의 눈의 들보보다 남의 눈의 티를 크게 보는 오늘날의 세태를 꼬집는 말이다. 과연 누가 누구를 정죄할 수 있을까? 양심의 거울에 비추어볼 때, 흠이 없다고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럴지라도 공직자와 선출직에 대해 높은 도덕성과 청렴도를 요구하는 것은 이 시대의 흐름인 것이다. 이제 상처 입은 전임자에 대한 비판은 자제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거울로 삼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 법원의 이러한 형량 기준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재창간 1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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