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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의 길을 가는 윤석열
(최기만의 시사칼럼)
기사입력  2021/08/11 [20:47] 최종편집   

 

▲ 최기만  본지 객원 논설위원

 

(최기만의 시사칼럼)

반기문의 길을 가는 윤석열

 

스마트폰 달력으로 확인해 보니 내년 39일이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중임과 삼선을 넘어 종신까지도 가능했던 군정시대의 대통령 임기가 5년 단임제로 개헌이 된 이후 대선은 전통적으로 12월 하순에 치러졌는데, 박근혜 탄핵소추가 헌재에 의해 가결됨으로써 19대 대통령이 인수위 구성이나 취임식도 약식으로 대체하고 부랴부랴 국정업무를 시작한 게 2017510일이니 문 대통령의 임기는 내년 59, 쉽게 기억하자면 내년 어버이날 다음 날까지다.

 

 

내년 대통령 선거일 밤에 가려질 20대 대통령은 2개월 후인 510일 국회 마당에서 취임식을 가지고 새로운 미래에 대한 도전과 희망을 천명하겠지만, 대한민국 대통령 문장인 봉황과 무궁화가 그려진 연단에 올라 오른손을 들고 대국민 선서를 할 그 얼굴은 누가 될까 예단하기 어렵다.

 

꽤나 모순적인 현상이지만, 한국의 정치사에서 깨끗하고 참신한 정치 지도자를 강하게 희망하는 표면적 민의와는 다르게 새롭게 출현한 인물이 현실에서 최고 권력자가 된 경우는 군부 쿠데타를 제외하고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미루어 갑자기 툭 튀어나온 이른바 갑툭튀들에게 민심은 결코 표를 던지지 않더라는 사실을 상기하자면 지금 당장 높은 지지도를 보인다는 범야권에서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를 걸만한 인물은 찾기 어려워 보인다.

 

좀 직설적 표현이라 유감이지만, 정치인생 내내 말할 때와 않을 때를 구분하지 못해 국민 밉상으로 전락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6대 대선정국에서 새롭게 등장한 문국현 예비후보를 지칭해 이런 말을 했다. 여의도 진흙탕에서 개싸움을 해보지 않은 후보는 희망을 버리라고.

 

이는 그가 내뱉은 수천 마디의 쓸모없는 어록 중에서 내가 공감하는 유일한 말이다. 그러고 보면 홍준표가 자신의 검찰 후배이자 야권 지지율 선두를 달린다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너는 아니라며 날마다 급소를 무시한 독한 공격을 퍼붓는 배경에는 내년에도 정권교체는 글렀다는 절망감이 드리우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를 일이다.

 

여론조사 믿다 망한 사람들

 

지난 신한국당 대통령이었던 김영삼은 이회창 대법관을 국무총리로 임명했다가 국정운영을 놓고 잦은 갈등을 빚었다. 그러자 군부 사조직인 하나회 해체와 금융실명제로 상징되는 김영삼의 개혁 드라이브에 불만을 가지고 있던 보수언론들이 협력해 권력에도 굽히지 않는 대쪽 정신의 소유자라며 이회창을 띄웠고, 덕분에 이회창은 지지율 수직상승을 보이며 단숨에 차기 대통령 1순위로 오르게 되지만 정권 말기 IMF 구제금융위기로 하락한 보수정당의 지지율로 김대중이라는 존재는 넘어서기 힘든 산이었다.

 

 

김대중 후보는 거물이라 그렇다 쳐도 다음 상대인 노무현 후보는 이회창 캠프가 도전자로 경계하기에는 몇 체급 아래인 경량급이었다. 김대중의 남은 임기 2년간 이회창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차기 지지도 부동의 1, 어차피 대통령은 이회창이란 말이 유행이었다. 조선일보 류근일이 대선 하루 전날 지면에 이회창을 찍으라며 대놓고 국민을 협박하던 20021219일 대통령 선거 투표함이 열리기 전 까지는...

 

추미애 전 법무장관과 정면충돌하던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윤석열은 범여권의 누구와 대선에서 경쟁해도 더블스코어 차이로 일축할만한 높은 지지도를 가지고 있었다. 마치 대쪽 총리라던 이회창처럼 여권의 이재명, 이낙연, 정세균 등 누구를 대입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특히 보수언론들은 이를 윤석열 현상이라 규정하며 현 정부가 부른 자업자득이라고 날선 비판을 가하며 윤석열을 띄웠다. 그의 지지도 상승과 때맞춰 윤석열을 지지하는 보수층이 몰려들었고 그는 결국 자신의 당선에 성배가 될지 독배가 될지 모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사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보수든 진보든 편만 갈라놓으면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이 자신들을 찍어줄 것이라는 착각에 빠진다. 물론 이것은 한국사회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경화성을 보이는 진영논리에 비추어 아주 근거 없는 방정식은 아니다. 윤석열의 인기를 반영하는 지지율과 대비되는 것이 있다면 그를 열렬히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그에게 별다른 질문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당신은 어떤 사람이며,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가? 당신의 능력과 청렴도는? 당신 장모에 비추어 조국을 나무랄 수 있는가? 이런 핵심적 질문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 윤석열 지지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누군가가 이런 질문을 윤석열에게 던진다면 그는 친북 빨갱이문재앙 지지자로 맞아죽을 각오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윤석열 극렬 지지자들의 내심을 확대 해석하자면, 제발 당신이 대통령이 되어 문재인 부류를 싹 다 감옥에 집어넣어 우리 같은 보수들의 한풀이를 해달라는 기원으로도 들린다.

 

윤석열 현상의 실체

 

실제 간헐적이나마 윤석열의 입을 통해 나오는 미래의 정치비전 역시 공감할만한 내용이라 평가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내년 39일 투표일에 그를 찍는 데 필요한 판단 자료들은 나오지 않고 있지만 법치주의나 법의 지배에 관한 소신은 명확히 밝히고 있다.

 

하지만 좌우와 영호남과 남북과 세계를 다루는 대통령의 위치가 그가 앞세우는 법대로 정의대로라는 의협심에 기댄 정치철학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우선 그가 사람들에게 비치는 행동거지나 외형은 도리도리나 쩍벌남 논란 등 보수의 품위가 부족한 강성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이는 군자의 품위를 중시하는 한국 같은 유교적 분위기를 지닌 사회에서는 거의 치명적이다.

 

국민은 정치인이 가진 현재의 반짝 점수보다는 모든 학년에 관한 내신에 주목한다. 여의도의 이전투구 속에서도 국민은 정치인의 위기관리능력을 평가한다. 기업에 입사원서를 낼 때도 전 학년 성적증명서를 요구하는 일이 그래서다. 우리나라 어떤 대통령도 반짝 인기에 힘입어 대통령에 당선된 예는 없다.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 외교부 장관으로 있다가 유엔 사무총장을 8년간 지낸 반기문 전 총장이 귀국해 대선 레이스 도중 포기해야 했던 가장 중요한 원인은 복잡하기 그지없는 한국정치에 비추어 정치적 위기관리능력이 입증된 적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결점이었음을 상기하자면 대선주자 윤석열의 미래에 대한 해답은 바로 나온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기대를 거는 것이 미래에 대한 희망일까 정치적 한풀이 심리일까는 알 수 없지만 그의 지지도가 끝없이 하락하는 순간 국민의힘은 그를 버리는 카드로 결정할 것이다. 풀이 마르면 벌레는 떠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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