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20년 새해를 맞기 위해 ‘금식’을 제안한다
동물들은 병이 들면, 본능적으로 음식을 끊으며 금식을 행한다고 한다. 우리 인간도 하루 정도 금식을 하여 공복상태가 되면, 자가소화작용이 시작되면서, 세포 구성성분이 새롭게 세팅되는 효과를 거둔다고 한다. 폭식이 현대인의 각종 성인병의 주요 원인이라는 점은 의학적인 상식이다.
시간을 내어서 책을 읽고, 조용히 명상하는 시간을 갖지 못하는 현대인들은 부족한 지식을 유튜브 등의 SNS를 통해 폭식하듯 흡수하고 있다. 우리의 두뇌는 자주 접촉하면서 익숙해진 특정 단어와 개념을 빠르게 복사할 수 있도록, 특정 기억 장소에 모아둔다고 한다. 그래서 눈, 귀 등의 감각기관이 그것과 연결되는 순간 즉각 과거의 기억을 복기하고 덧붙이고 재조합한다.
결국 기호식품에 중독되듯이, 특정 정보에 자주 접촉되면서 편향성이 강해지면 자신도 모르게 특정 가치관과 이념에 중독된다는 뜻이다. 이럴 경우 같은 성향의 사람들과의 교류가 잦아지고 우호적으로 되면서 증상이 강화되어진다. 과도한 편식이 결국 고혈압, 당뇨, 고지혈과 암을 유발하게 되듯이, 우리의 정신도 질병에 걸리게 된다. 최근에 우리 사회는 그 어느 때 보다 심각한 이념적 질병에 걸렸다고 느껴진다.
2017년 국민 독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8.3권인 반면 일본은 40권, 이스라엘은 60권이라고 한다. 또한 성인의 40%가 연간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주장과 의견에 대한 ‘자기 확신성’이 너무 강하다. 아마도 각종 SNS와 유튜브에 중독된 탓이 아닐까 한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하루만이라도,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정보를 차단하는 금식을 권한다. 특정 동호인들 속에 묻혀있는 내가 아니라, 독립된 나로서의 정체성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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