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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의 존엄성
기사입력  2010/03/30 [00:00] 최종편집   

■시사칼럼
유권자의 존엄성

우리의 일상에서 온라인 쇼핑몰이 생기기 이전에는 다른 곳과 가격비교를 통해 필요한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설령 입소문을 통해 생필품을 저렴하게 파는 곳을 알았다 하더라도 거기까지 가서 물건을 사고 또 자동차나 버스로 가지고 와야 하는 번거로움을 생각하자면 차라리 제 가격을 주더라도 가까운 곳에서 구입하는 편이 오히려 시간이라는 돈을 절약할 수 있다는 계산쯤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이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택배산업도 덩달아 번창하면서 안방에 앉아 인터넷 최저가 검색을 통해 각종 상품들에 대한 할인가나 온라인 쿠폰 등을 이용해 가장 싸게 구매하는 방법을 잘 아는 이들은 오늘도 최저가를 지불하고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가격비교 검색창을 열심히 드나들고 있다.

때로는 그 몇 푼을 아끼기 위해 장시간 가격검색에 소요되는 시간을 생산적인 일에 돌리고 차라리 제값을 주고 사는 편이 돈을 절약할 수 있는 훨씬 경제적인 일이 될 수 있을지언정 말이다.

이렇듯 대부분의 인터넷 유저들은 돈을 절약하기 위해 최저가 검색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그리고 자신이 구입한 물건에 하자가 있거나 실망하는 날이면 즉시 그 회사로 항의해 반품을 하거나 환불을 요구하기도 하거니와, 이것이 관철되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해당사의 홈페이지에 공격적인 글을 올려 불매를 조장하기도 하니 각 판매사들은 자사의 이윤과 직결된 이러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늘도 꽤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권자들이 문제다

요즘 길을 지나다보면 건물 여기저기 정치적 출사표를 던지는 지방의회나 단체장들이 내 건 현수막들이 많이 보인다.

당찬 지역개발이나 낡은 정치 타파를 내걸고 있는 그들은 아직 예비후보들이라 각 정당의 공천이 끝나고 나면 지금 난립하고 있는 현수막들의 절반이 사라지겠지만,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고 해도 선거에 대해 시큰둥하거나 벌써부터 짜증스러운 내색을 하는 유권자들의 반응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비단 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가 결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러한 정치 불신문화의 저변을 들여다보면 정치의 주체 당사자인 유권자들이 자주 그 본연의 직책을 포기하고 방기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이 드러난다. 이는 그 나라의 정치문화가 국민수준을 대변한다는 교과서적 교훈을 빌지 않더라도 우리의 정치문화를 상기하자면 매우 부끄럽고도 곤혹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유권자의 의식수준에 비해 형편없이 낮은 수준을 보이는 정치문화의 한 원인은 한편으로 각 유권자들이 출마한 후보들 대한 검증을 거의 해본 적이 없는 일에서 비롯되고 있다.

가격이 얼마 되지도 않은 저가의 물품 하나를 구입하는 일에 있어서도 여러 온라인 쇼핑몰을 드나들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매를 위해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하는 이들이, 후보의 자질에 따라 향후 유권자 각자에게 엄청난 문화, 경제적 이익이나 손실을 가져다 줄 중대한 사안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이나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모습은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그동안 내손으로 선출한 정치인들이 권력남용과 부패혐의 등에 연루되어 그 정치인이 가진 본질에 대해 진절머리가 날 만큼이나 충분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토록 반복되는 수많은 학습과 경험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부패구조가 여전히 반전되지 않고 있음은 정치인 당사자가 아닌, 후보의 자격수준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고 이런 저런 황당한 논리나 투표거부로 인해 그런 이들이 당선되도록 만든 유권자들에게 가장 큰 원인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못된 종을 길들이려면

불과 몇 천원 되지 않는 제품 하나에도 제작사에 항의하고 반품이나 환불을 요구하는 유권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구매(?)한 제품이 아무리 불량스러운 일을 한다 해도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무관심으로 일관한다는 것은 그런 저급한 정치인들이 가장 바라고 기대하는 부패환경을 유권자들 스스로가 조성하고 제공해 주는 일이라는 것을 반드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때문에 이제라도 유권자들 스스로가 자신의 정치적 존엄성을 잘 지켜나가기를 희망한다. 귀차니즘이 팽배한 현대사회에서 사소한 귀차니즘으로 인해 정말 귀찮고 짜증나는 일을 더욱 증폭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유권자들은 자신의 정치적 요구를 표로 말한다. 내가 구입한 제품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반품이나 환불요구 등의 의사를 표시하지 않는 한 제작사들은 절대 그들이 알아서 불량품 개선에 대해 노력하지 않는 것처럼, 부패한 정치인일수록 이 같은 유권자들의 무관심을 가장 기대하고 있게 마련이다.

정치질서의 개편과 악순환의 고리를 단절하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유권자들이 투표소로 가는 일이다. 그것은 대의정치(代議政治)의 기본이자 유권자들의 존엄성을 스스로 지키는 일이다. 또 나를 만족시켜줄 값싸고 좋은 물건을 고르듯 각 후보들도 잘 골라 선택해 볼 일이다. 언제까지 주인이 종의 행패에 대해 눈 가리고 귀 막으면서 살겠는가 말이다.

최기만/ 논설위원
재창간 1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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