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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의 또 다른 대안, ‘공동육아’ 현장을 가다
자연과 친구하는 법을 가르쳐 주는 ‘우리동네 어린이 집’
기사입력  2006/05/29 [14:57] 최종편집   

맞벌이 부부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곳을 찾는 것. 이럴 때 조금 색다른 교육철학으로 아이들을 키워가고 있는 곳으로 눈을 돌려보면 어떨까? 전국 60개 공동육아 현장 중 하나인 봉천 11동의 ‘우리동네 어린이집’은 넓은 자연의 품에서 더불어 사는 법을 가르쳐주는 소중한 배움터다.

“와~ 진달래꽃이다!” “진달래꽃은 꽃술 따고 먹어도 돼”
“처음 보는 무당벌레네?” “집에 가는 길인가 봐. 잘 가라고 인사해 줘야지~”

따뜻한 햇살이 넉넉하게 쏟아지던 지난 4월 12일, 우리동네 어린이집 아이들이 봄나들이에 나선 인헌고 뒤편 관악산 자락엔 넓은 자연 교실이 펼쳐지고 있었다.

아이들은 길가 여기저기 파랗게 올라온 쑥을 캐거나 생전 처음 보는 제비꽃에 대해 선생님으로부터 설명을 듣기도 하고, 개미들의 활동을 관찰하기도 하며 자연학습을 하고 있었다. 한편 선생님들도 처음 보는 풀꽃이나 나무들을 사진기에 담기에 바빴다. 영어 알파벳이나 한글, 산수는 몰라도 ‘자연의 소중함’만큼은 꼭 가르쳐야 한다는 신념에서였다.

“자기가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 세 가지만 주워봐~. 좀 있다 발표해보자”

우리동네 어린이집의 일명 ‘별하나’ 원장은 아이들에게 숙제 하나를 내민다. 모두 딴청을 부리고 있는 듯 했는데, 용케도 알아듣고 이내 풀숲이며 나무 사이를 들춰보던 아이들은 어느새 손에 나뭇가지, 돌, 풀 등을 잔뜩 손에 들고 나타났다.

“별하나, 나는 세 가지를 벌써 다 찾았어! 이것 봐~” 장난기 가득한 얼굴의 일곱살 기원이가 원장을 부르며 달려 왔다.

“이건 새둥지를 만들 건데 크니까 엄마방 할래” 동그랗게 뭉쳐진 마른풀로 새집을 만들겠다는 새침떼기 이지, 개나리꽃과 솔방울을 가져온 송은이, 나뭇잎으로 딱지를 만들겠다는 별이 등 아이들은 선생님들이 내준 싱싱한 유기농 당근을 간식으로 먹으며 각자 소중하다고 생각한 이유에 대해 늘어놓는다.

이 어린이집에서는 모든 사람들의 관계는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선생님’이란 단어를 쓰지 않는다고 한다. 때문에 존댓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들이 거리낌 없이 ‘별하나’라고 원장선생님의 닉네임을 부를 수 있는 것이다. ‘별하나’처럼 다른 선생님들도 이곳에선 ‘해바라기’ ‘메뚜기’ ‘물방울’로 통한다.

열린 마음을 배워서인지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동생들을 챙길 줄 알고, 처음 본 사람에게도 다가와 살갑게 손을 잡으며 말을 건네는 따뜻한 감성을 지니고 있다.

별하나 원장도 아이들의 장점으로 당당함과 자신감, 그리고 순수한 감성을 꼽았다. 그래서일까? 지난해 가을, 5~6세 아이들이 관악구청의 주선으로 서울대에서 실시하는 인성검사를 받았는데, 보통 아이들보다 1~2년씩 앞서가고 있다는 검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남달리 인지력이 뛰어나고 자기주장이 뚜렷하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인지학습 없고 야외활동 위주의 수업

이렇듯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커리큘럼은 없지만 여타 어린이집과 차별화 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곳은 ‘공동육아협동조합(이하 공동육아)’ 중 한 곳이다. 공동육아란 ‘나만의 아이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아이들이 잘 사는 세상을 꿈꾸는 육아협동조합’으로, 부모가 조합원이 되고 조합원인 부모가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권리와 의무를 가진 비영리조합이다.

공동육아 사무국의 총체적인 관리 하에 현재 전국 60여개의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곳에 아이를 맡길 때는 1자녀인 경우 7백만원, 2자녀일 경우 1천만원이라는 출자금을 내고 매달 보육료를 따로 내야 한다. 경제적으로 부담스럽긴 하지만 조합에서 탈퇴할 때 돌려받을 수 있는 데다, 밝고 건강하게 자라줄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올해로 5년째를 맞고 있는 우리동네 어린이집은 현재 3세 2명, 4세 2명, 6세 8명, 7세 7명 등 총 20명의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다. 이곳은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 목적인만큼 일체의 인지교육 없이 김장하기, 씨앗뿌리기, 장 담그기, 텃밭 가꾸기, 야생식물 관찰하기 등의 야외활동이 수업의 전부다.

“사람들은 왜 다른 어린이집처럼 산수나 영어는 안 가르치고 매일 밖으로만 도느냐고 물어보곤 해요. 하지만 이게 진짜 공부라는 걸 잘 몰라서 하는 소리에요. 일방적으로 지식을 넣어주는 것이 아니라 늘 체험 위주의 수업을 하고, 이렇게 자연 속에서 많은 대화를 나누며 새로움을 발견해 나가는 작업을 하죠. 그래서인지 우리 아이들은 보통 아이들처럼 영악하지 않고 순수해요. 남의 눈치 안보고 궁금한 것이 생기면 주저 없이 질문을 던지죠. 바로 이것이 우리 아이들이 지식을 축적해나가는 방법이에요”

처음에 아이를 맡기기 위해 이곳을 찾는 부모들은 이러한 점 때문에 의아해 한다고 한다. 게다가 부모들이 해야 할 일까지 너무 많아 당황스러워 한다고. 순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어린이집 청소를 해야 함은 물론이고, 교육내용을 부모와 교사가 함께 의논해야 하며, 교사가 자리를 비울 때면 월차라도 내서 일일교사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정으로 돌아가서도 부모들은 바쁘다. 교사와 부모가 공유하는 공동육아 일기 격인 ‘날적이’에 가정에서 아이가 어떻게 생활하는지 소상히 적어야 하는 것. 교사들 또한 날적이에 부모가 메모해 놓은 것을 체크하고 그날 하루 아이의 생활을 적어 부모에게 보내면서 아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다. 즉, 한 아이의 육아를 두 사람이 맡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자연과 어우러지는 자녀들의 건강한 모습과 ‘엄마’ 같은 교사들의 정성과 진심을 대할 때 부모들은 안심한다. 인스턴트식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재료만을 사용해 영양교사가 만든 아이들의 간식과 점심 또한 부모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하다. 삭막한 도시가 아닌 자연 속에서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방목’하는 곳. 자연의 품에서 풍요롭게 아이를 키우고자 했던 부모들의 소박한 바람이 공동육아 현장에서 현실이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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