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중고등학생 두메산골 생태체험
10여 가구 거주하는 오지 방문 농촌봉사활동 펼쳐
용화분교 재학생들과 프로그램 함께 진행 농촌어른들도 합류
중고등학교 청소년들이 해마다 여름방학이면 관내 다양한 기관에서 주관하는 농촌봉사활동에 높은 관심과 높은 참여도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농촌 중에서도 두메산골인 오지를 방문지로 선택하여 색다른 경험을 한 농촌봉사활동이 있어서 주목을 끌었다.
새마을문고 관악구지부(회장 홍현숙)는 ‘농림부 2007 농소정 협력사업’ 일환으로 관내 중,고등학생 31명을 모집하고 학부모와 문고 임원진 7명이 동행하는 생태체험 청소년영농봉사대를 꾸려 지난 7월 26일(목)부터 28일(토)까지 2박 3일간 경북 상주시 화북면 중벌리 용화분교를 방문했다.
이곳은 새마을문고 관악구지부가 ‘벽지어린이 도서 보내기’ 운동을 하면서 자매결연을 맺은 학교로 전교생이 유치부 3명을 포함해 17명뿐인 화북초등학교 분교이다.
이 지역 전체 농가는 10여 가구로 아이들은 주로 노인부부가 키우거나 편부, 편모 속에서 크는 아이들이 많고, 그러다보니 일손도 많이 부족한 상태이다.
청소년영농봉사대는 서울에서 오전 9시에 출발해 용화분교에 오후 1시 경에 도착하고 점심식사를 한 후 곧바로 농촌봉사활동에 투입되었다. 학생들은 이 지역 특산물인 인삼밭 비닐하우스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풀을 뽑았다. 이에 앞서 농촌아버지 회장님으로부터 인삼이 자라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기도 했다.
힘든 일을 해보지 않고 살아온 도시 청소년들은 후끈후끈한 비닐하우스 안에서 풀뽑기로 기력을 상실하였으나 더위를 몰아내고 생태체험도 맛볼 수 있는 냇가 다슬기 잡기에 나서면서 농촌봉사활동은 활력이 넘치고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청소년들이 프로그램 일정에 맞춰 활동하는 동안 새마을문고 임원진들이 영양가 있고 맛있는 식사준비를 맡은 덕분에 짧은 캠프기간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었다. 첫날 저녁에는 친목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으며, 부모님께 보내는 사랑의 편지도 써서 곧바로 우편 발송하기도 했다.
청소년봉사대는 체력단련과 극기훈련을 목적으로 다음날 아침식사 후 속리산으로 출발하여 문장대까지 왕복 7km 등산을 마치고 낙오자 없이 씩씩하게 숙소로 돌아왔다.
용화분교 학생들은 이들 도시 청소년들과 하룻밤을 함께 지내기도 하고, 속리산 문장대 등산을 비롯해 모든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기도 해 도,농 학생들간에 깊은 인상과 추억을 남겼다.
특히, 도시 청소년들이 이번 농촌봉사활동에서 가장 고통스럽고 또한 가장 강렬한 추억으로 남은 일은 재래식 화장실과 운동장 샤워였다. 두메산골 학교를 숙박시설로 사용하다보니 화장실도 재래식 화장실이고, 샤워실도 없어서 밤에 운동장에서 볼일 보고 운동장 수도꼭지에서 샤워를 해야 했다.
마지막날 저녁에는 농촌주민들이 불빛을 보고 찾아와 함께 어우러진 캠프파이어는 축제분위기 그 자체로 도,농 경계를 무너뜨리며 흥겹게 진행되었다. 주민들이 학생들 간식거리로 제공한 막 밭에서 따온 감자와 옥수수는 도시에서 결코 맛볼 수 없는 기가 막힌 맛이었다.
이번 농촌봉사활동을 주관한 새마을문고 관악구지부 홍현숙 회장은 “도시손길이 닿지 않은 전통적인 농촌이 살아있는 오지를 선정한 것이 나름대로 잘했다고 생각이 든다. 학생들이나 인솔자들에게도 전통적인 농촌 그대로를 체험할 수 있어서 배운 것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이복열 기자
2007년 8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