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약자의 울부짖는 소리에 응답하는 하늘
대학동에 위치한 한남운수 앞에서 몇 달이 넘도록 아침마다 피켓을 들고 해고 노동자 복직을 촉구하며 외롭게 싸우고 있는 한 정비 노동자가 있다.
어떤 사람은 조용히 다가가서 음료수를 건네기도 하고, 어떤 젊은이는 한 귀퉁이에 서서 피켓의 내용을 유심히 살피기도 한다. 처녀가 애를 배도 이유가 있다는데 하물며, 큰 버스회사에서 아무 이유도 없이 해고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나도록 그대로 길에 서 있는 것으로 볼 때, 아무런 진전이 없는 것 같다. 하루 이틀 지나면서 바라보는 사람의 감정도 무디어지는 것을 보면서, 아마 제풀에 그만둘 때까지 무관심하겠다는 것이 회사의 방침인 듯 보인다.
그런데 최근의 기사를 보면, 서울 시내 버스회사 4곳 중 1곳은 서울시에서 정비사 인건비를 받고도 정비사를 적게 고용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재 서울시 버스공영제도는 수십억 원의 적자가 난 버스회사의 대표에게 수억 원의 임금이 지급되는 등 qaz도덕적 해이qaz와 버스회사 관리 부실 등으로 인해 적자가 가중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구약성경에서는 ‘너희 땅의 수확을 거두어들일 때, 밭에서 모조리 거두어들이지 마라. 거두고 남은 이삭을 줍지 마라’고 했다. 거두고 남는 이삭을 가난한 자의 몫으로 두라는 배려가 담긴 계명이다. 약하고 억눌린 자가 아무에게서도 도움 받지 못한다고 호소할 때 하늘이 나선다는 점을 잊지 말자. 가난한 자의 목소리가 하늘에 도달하기 전에 사람들의 손에서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재창간 1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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