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대가 들어선 이후, 관악산 자락이 얼마나 훼손되었는지 서울대는 스스로 알 것이다. 국립대학이며 폴리페서가 많은 탓인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개발이 당당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눈뜨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지역사회와 섞이며 소통하고 새로운 변화의 기반을 닦는 일을 담당하는 대학의 공공성은 서울대와 너무 멀어 보인다. 캐나다와 미국에서는 당연히 누릴 수 있는 대학도서관 이용조차 지역주민들에게 차단되어 있고, 이제 기숙사 건물조차 대학 내에 신축하여 지역사회와의 연결통로를 막아버렸다. 이제 서울대학교는 학내에서 모든 것을 소비하고 생산할 수 있는 작은 섬이며 독립국가처럼 배타적 공간으로 변해버렸다.
눈앞에 물이 있지만 목마름을 채우지 못하는 탄탈로스처럼, 만 수천여명이 넘는 대학생과 교직원들이 있지만 대학동의 원룸은 텅텅 비어가고, 상권은 하루가 다르게 피폐하고 있다. 기숙사 건물을 대학내가 아니라 대학동에 짓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한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부디, 지금이라도 대학과 지역사회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