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권이 무상급식을 놓고 ‘국민 세금’을 가지고 자기 것인 냥 인심 쓰듯 싸우는 모습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러느라 일상화되어버린 업무태만과 책임회피에 대한 반성은 전혀 없으면서, 대단한 일을 하는 애국자처럼 거들먹거리는 태도에 화가 난다.
그 문제 말고도 서민과 청소년을 위해 할 우선순위의 일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은 밥을 못 먹어서 불행한 것이 아니라, 부모와 함께 앉아서 오손 도손 이야기하면서 밥 먹을 수 있는 시간을 빼앗겨서 슬픈 것이다. 수업이 끝나고 집에 왔을 때 ‘수고했다’고 등 두드리며 반갑게 맞아주는 엄마의 따뜻한 손길과 사랑에 가득찬 눈길을 더 원한다.
부모의 품이 그리운 어린이들에게 24시간 어린이집을 만들어서 합법적으로 자녀양육을 방기하게 만드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어쩔 수 없다’,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을 택한 것이다’라고 변명하는 동안 우리 아이들이 자폐증, ADHD, 소아 우울증에 걸려서 나중에는 품행장애아로 더 커서는 반사회적 행동으로 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금 무상급식 문제만 놓고 싸우는 동안, 우리 아이들의 가슴은 더 깊게 멍들고 있다는 것을 보기 바란다. 받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깊이 고민하지 않으면서, 정치이슈로 만들어서 표만 받으려는 수작이라면 여야 모두 죄짓는 일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재창간 1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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