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진보의 과제
이정희 민노당 대표가 관악을 지역구에 옮겨오면서 ‘진보’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리라 본다. 특히 관악은 서울대를 비롯한 다양한 시민단체의 젊은이들이 많이 포진한 곳이라 진보의 진출이 기대되는 지역이었다.
그러나 진보가 부르짖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 비정규직의 엄격한 규제로 인해 더욱 양산될 수 있는 실업자에 대한 대책이 무엇인지 답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고부가가치의 기술집약적 기업으로 이전해 가는 추세로 볼 때, 이런 규제는 실업자 구제와 거꾸로 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의 심각한 고비용 저효율성의 노동현장을 외면한 채 세금과 재정을 늘려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 과연 성실한 샐러리맨들이 속한 중산층이 기쁘게 호응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노-사의 문제만이 아니라, 거대 권력으로 부상한 대기업 및 공기업 노동조합 그리고 대기업 노조와 중소기업 노조 간에 존재하는 불평등한 구조에 대해 언제까지 침묵할 것인지...등등. 신자유주의 시장 정책을 비판하는 방식만으로 진보의 선명성과 정체성을 각인시키는 데는 한계에 부딪칠 것이다.
남의 정책에 반대만 하는 정당 이미지가 아니라, 정책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신선한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으로서의 가능성과 비전을 지역주민들에게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아무튼 관악은 다양한 정책과 노선이 교차하는 정치적 실험대로 그 중요성이 커지게 되었다. 주민들도 이러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내공과 실력을 겸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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