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의원 후보 검증이 중요한 이유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은 염라대왕도 부러워하는 직업이라는 유머가 떠돌 정도로 각종 특권과 특혜가 넘쳐나는 자리이다. 국회의원은 법률을 제정, 비준, 개정하거나 폐지하고 국가의 예산안을 심의 확정하는 권한이 있다.

 

또한 국정운영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특히 제정된 법률은 국민 전체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자신의 지역구만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전 국민의 대표로서 역할을 한다. 이런 중차대한 역할과 기능을 어떻게 잘 수행하느냐에 따라, 대통령보다 더 큰 위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따라서 막중한 업무를 수행해야 할 국회의원의 자질과 능력, 가치관과 도덕성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덕목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정당에서 추천하거나 경선을 거쳐서 확정된 국회의원 후보들 중에는 도무지 국민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도 보인다. 만약, 정당에서 이런 후보를 걸러내지 못한다면, 마지막으로 걸러낼 수 있는 역할이 국민의 몫이며 이것을 실현시키는 행위가 투표다.

 

 

옷 한 벌을 사기 위해서도 발품을 팔아서, 이것저것을 입어보고 비교하면서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심지어 집에 왔다가도 다시 반품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아기들의 분유와 이유식을 고를 때, 엄마들이 얼마나 꼼꼼하게 따져보는지 누구나 안다. 어떤 의미에서 볼 때, 내가 입는 옷이나 아기의 음식보다 더 우리 생활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국회의원이다. 옷이나 음식은 교환과 반품이 가능하지만, 국회의원은 한번 뽑으면 4년의 임기가 보장된다.

 

국회의원 소환제가 있다고 하지만, 거의 실현 불가능한 제도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처음부터 눈을 부릅뜨고, 꼼꼼하게 요리조리 따져보면서 검증해야 한다. 그동안은 학연, 혈연, 지연 등에 의한 선호도가 능력이나 품성보다 우선적인 고려의 대상이 되다 보니, 후보들조차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즉 아무리 검증이 중요하다고 외쳐봐야, 투표장에 가면 결국 특정 당의 후보를 찍을 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떤 지역에서는 특정 정당의 후보로 확정되면 당선이나 마찬가지라는 정서도 있다. 이런 모습은 자랑스럽지 못한 우리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선거의 묘미는 예측 불가능성이 높을수록, 반전의 빈도가 클수록 정치인들이 긴장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