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블리스 오블리제 실천
관악구청은 구청장 이하 전 직원과 지역주민, 학교장 등 700여명이 참석하는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겠다고 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는 프랑스어로서 qaz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qaz를 의미하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귀족으로 정당하게 대접받기 위해서는 qaz명예(노블리스)qaz 만큼 의무(오블리제)를 다해야 한다는 전통이다. 따라서 전쟁이 나면 귀족은 전쟁의 최일선에 나서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으며, 이러한 솔선수범의 정신은 오랫동안 이어져 오면서 오늘날 유럽사회 상류층의 의식과 행동을 지탱해 온 정신적인 뿌리가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정신 속에는 나름대로의 문화와 전통, 의식구조 등이 밀접한 관계가 되는 만큼 ‘흉내 내기’를 통해 성과를 거두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왜 가장 하기 쉬운(?) 봉사활동에만 치중하는가?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정신에는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많이 가진 자가 적게 가진 자에게 배려하고자 하는 ‘진정성과 사랑’의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하는 것이다.
수백 명의 공직자들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qaz캠페인식 실천운동qaz으로 한 건 해보겠다는 의미로 실시한다면 썩어가는 우체통에 붉은 색 페인트를 칠하는 격이 될 것이다.
이런 실천 운동은 거창하게 소리를 내면서 할 수 있는 종류가 아니다. 구청장부터 가슴이 서늘해질 정도로 자기희생의 선언을 하고, 솔선할 때 다른 이들에게 전파될 수 있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사람이 실천해야 할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봉사활동’이 아니라, 자신의 물질을 듬뿍 떼어내는 것으로 실천해야 한다. 자신에게 소중한 것은 내놓지 않으면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입에 올리는 것은 서민들에게 가소롭게 보일 뿐이다.
유럽의 귀족이 존경받는 것은, 전쟁터에서 가장 소중한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최일선으로 나갔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과 같은 부자는 자신의 가장 소중한 재산을 내 놓았다. 관악구의 이런 실천 운동은 방향 설정에서 너무 가볍고, 의례적이라 실망스럽다.
재창간 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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