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름 한 점 없는 가을 하늘인데, 왜 이다지도 어둠이 가득한가?
평범한 시민의 눈에 현재 우리 사회는 비이성적이며, 이념에 의한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곳에서는 ‘옳고 그름’의 잣대조차 의미를 상실한다. 상식과 사회규범에 비추어 볼 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이 버젓이 스크린에 비쳐지기 때문이다.
갑자기 다른 세상에 던져진 듯한 착각으로 깊은 혼란을 경험하고 있다. 한두 사람도 아니고 어떻게 저 많은 사람들이 이럴 수가 있다는 말인가? 하버드의 행동심리학 강의라는 책에서는 ‘다수가 지지하는 결정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며, 올바른 결정이 반드시 다수의 지지를 얻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숫자와 거대 여론은 검은색을 흰색으로 만들 수 있다는 허황된 믿음을 강화시킨다. 좌우의 대립은 유럽의 30년 종교전쟁을 연상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임있는 정치인들은 이 상황을 자신의 진영에 유리하게 이용할 방법만 생각하는 듯하다. 이 광란의 혼동에서 벗어나는 길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지는 태도’를 회복해야 한다.
한 사람을 죽이면 살인자이지만, 수백만 명을 죽이면 영웅이 된다는 말처럼, 수많은 군중 속에 숨어서 그 선택과 결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야말로 야만적이다. 자신의 행동에 떳떳하게 책임을 지겠다는 선포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집단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지 않겠다는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의식도 중요하다.
건강한 상식과 이성을 지닌 세계인들의 눈에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이 결코 본받고 싶은 모델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는 늘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천만 가지 이유를 찾아서 변명하지만, 정작 잘못을 시인하고 인정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정상적인 교양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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