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손절매가 필요한 때도 있다
주식시장에서 개미 투자자들이 자주 손해를 본다고 한다.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손절매 시점을 놓치는 것이라고 한다. 대부분 자신이 선택한 주식의 가치에 대해 과신하고, 반드시 다시 올라갈 것이란 믿음 때문에, 희망을 갖고 있다가 팔 기회를 놓친다는 것이다. 특히 자신의 판단과 직관으로 투자의 재미를 본 적이 있는 개미 투자자일수록 이런 패턴이 심하다고 한다.
요즈음 우리 정치 현황에서도 이런 느낌을 가질 때가 많다. 이제라도 늦기 전에 손절매를 해야 하는데, 계속 쥐고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매일 경제뉴스를 보는 사람들과 같다. 그리고 자신의 입맛에 맞도록 예측을 하는 애널리스트의 기사만 읽는다.
이런 애널리스트 때문에 망한 투자자들이 한 둘이 아니다. 스스로 분석하고 공부하지 않는 투자자들일수록 더욱 자신이 선호하는 애널리스트의 노예가 된다. 우리처럼 바쁘게 사는 국민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정신이 없이 살다보니, 스스로 뭔가를 깊이 검증하고 분석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런 사람이 주식을 오래하면 반드시 망한다.
우리나라 정치가 성숙하고 나아지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심하게 편향되고 자기 확신이 강한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주식투기판 같기 때문이다. 너무도 모르면서, 너무 강한 자신감과 확신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문화가 문제다.
그래서 옛 어른들이 말씀하기를 ‘침묵이 금이다’라고 한 것 같다. 여론조사 마다 침묵하는 다수가 적지 않는 것이 도리어 희망으로 보인다. 어쩌면 그들이 더 현명한 사람들일 수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재창간 3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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