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곳의 생활상권 사업팀장들과 지역신문3사 간담회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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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10분 동네상점, ‘생활상권 육성사업’ 주목
난곡동 1기, 대학동 · 행운동 2기 등 서울지역 최다 ‘생활상권 육성사업’ 선정돼
동네상점 통해 우산, 사진 인화기, 공구함, 택배함 등 주민필요 생활편의서비스
동네상점들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생활상권 육성사업’이 난곡동을 비롯해 대학동, 행운동 등 3개 지역에서 본격 추진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난곡동생활상권은 지난 2019년 11월 ‘서울시 생활상권 기반사업’ 공모에 참여해 시범사업을 거쳐 2020년 7월 ‘생활상권 육성사업 1기’ 대상지로 최종 선정돼 올해 3년째 진행 중이다.
대학동과 행운동생활상권은 지난 2020년 10월 ‘생활상권 기반사업’에 참여해 시범사업을 거쳐 2021년 11월 ‘생활상권 육성사업 2기’ 대상지로 최종 선정돼 올해부터 본격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 ‘생활상권 육성사업’은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동네상점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골목상권 지원 사업이다. 즉 동네상점들이 지역주민들에게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함으로써 주민과 상인 간 단골관계를 형성시켜 골목상권과 공동체문화를 함께 활성화시킨다는 취지다.
관악구는 ‘서울시 생활상권 육성사업’ 최다 선정지역으로 서울시로부터 난곡동은 3년간 최대 33억 원을, 대학동과 행운동은 각각 3년간 최대 20억 원을 지원받게 되는 쾌거를 안았다.
생활상권 육성사업은 어떻게?
서울시는 ‘생활상권 육성사업’ 대상지에 사업팀을 구성시켜 6가지 사업 임무를 맡겼다. 6가지 사업은 ▲지역상권 리더 육성 ▲마케팅 스터디그룹 ▲우리동네 사람들 ▲상권이용 촉진 ▲커뮤니티 스토어 ▲손수가게이다. 이 가운데 손수가게는 선택이고 나머지는 필수사업이다.
‘지역상권 리더 육성사업’은 생활상권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상인을 비롯해 주민, 지역단체 활동가들이 함께 모여 교육도 받고 학습과 토론을 통해 지역리더로 성장하는 프로그램이다.
‘마케팅 스터디그룹’은 상인들이 3~5인으로 그룹을 형성해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발굴하는 등 상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경영이나 마케팅을 주제로 학습하고 실행하는 사업이다.
‘우리동네 사람들’은 주민 기자단을 통해 상인소개, 지역미담, 주민소식 등을 작성하여 생활상권 홍보와 함께 지역 소통을 담당하는 온라인 소식지를 만드는 사업이다.
‘상권이용 촉진’ 사업은 지역주민들의 수요를 불러일으키고 판매 증가를 유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여 동네상점들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커뮤니티 스토어’ 사업은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생활편의서비스를 동네상점을 통해 무상으로 제공함으로써 주민들의 발길이 자주 닿을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동네상점을 통해 우산, 장바구니, 공구 등을 대여하고, 무인택배함, 북박스, 사진 인화기, 핸드폰 소독기, 프린터 등을 설치하여 무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인기가 높다.
손수가게는 주재료를 우리 농산물로 사용하고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으며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가게로 심사를 통해 선정하여 주민들이 믿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3곳 생활상권 사업팀장 인터뷰
지역신문 3사가 관내 ‘생활상권 육성사업’ 대상지 3곳의 사업팀장들을 만나 상권 특성을 비롯해 사업추진 과정의 어려움, 생활상권 육성 과제 등을 들어보았다.
난곡동생활상권과 관련 이현희 사업팀장은 “난곡동생활상권은 약 200곳의 상가들이 대상지로 70~80년대 건축물이 그대로 남아 있고, 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골목 정취도 남아 있는 곳”이라며, “상인이나 소비자 모두 연세가 높고, 정적인 지역으로 새롭게 유입한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이나 서비스 개선보다 기존 단골 맞춤형으로 상점을 운영하여 상권에 새로운 활력 요소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소비자는 좋은 물건을 살 권리가 있고, 상인들은 믿을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할 의무가 있다”며, “하지만 상인들이 품질 대비 없이 저렴한 상품을 선호하는 기존 소비자의 행동에 맞추다 보니 가격 경쟁력은 높지만 품질 경쟁력은 낮다”고 지적했다.
또한, “생활상권의 지속가능성은 더 나은 상품과 서비스, 새로운 단골의 확보에 있다”고 강조하고, “주민과 상인은 마을경제의 주체이며 이익을 나누는 경제공동체의 구성원으로 호혜로운 시장경제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운동생활상권 관련 김성진 사업팀장은 “행운동생활상권은 220여개 상가로 낙성대동 샤로수길 임대료 상승으로 인해 건너편인 이곳 행운동으로 넘어오는 청년 가게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상인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상점을 방문하여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수시로 찾아가 인사도 하며 몇 번씩 찾아 가야 한다”며, “직접 팀장, 팀원들이 상가를 발로 뛰며 사업에 대한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간혹 상인들로부터 장사꾼으로 오해를 받아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한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또한, “연세가 있는 분은 사업을 이해시키기 어렵지만 한번 좋은 관계를 맺게 되면 호응도가 좋은 편이고, 젊은 자영업자의 경우 사업에 대한 이해도는 빠르나 자기주장이 강한 편이라 서로 맞추기 어려운 점이 많다”고 덧붙이고, “연세가 드신 분들과 젊은 창업자들이 서로 어울려 상권을 변화시키기가 무척 어렵다”고 말했다.
대학동생활상권 관련 경상현 사업팀장은 “대학동생활상권은 850여개 상가들이 밀집하고 있으나 외지인 상점주인이 많다”며, “대학동은 1인 가구 중 공무원 시험공부를 하는 청년들이 70% 거주하고 있어 상가들이 무소음, 저소음을 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 팀장은 “사업팀은 생활상권 육성사업을 도와주고 떠날 사람들이기 때문에 상인들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생활상권추진위원 등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상인들의 역량 강화에 앞장서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골목상권 활성화는 상인들이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소비자는 단골을 믿고 찾아가고, 상인은 단골을 위해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려고 노력하는 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생활상권이 성장한다”고 의견을 피력하고, “특히 상인들이 개성있는 상가를 만들어야 동네만 아니라 외지에서도 찾아오는 상권이 조성될 수 있다”고 특색있는 상권 조성을 제안했다.
한편, 난곡동 이현희 팀장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연속성 있는 출구전략을 찾아야 한다”며, “난곡동은 골목형상점가 지정을 신청해 ‘전통시장’과 마찬가지로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행운동 김성진 팀장은 “관악중학교에서 생활상권 강의를 통해 학생들이 생활상권을 이해하고, 골목 상점들의 어려움과 좋은 점을 알게 해주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며, 지역 내 학교와 연계하는 생활상권 교육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대학동 경상현 팀장은 “어떤 사업도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고, 골목상권이 살아야 지역경제가 살아난다”며 지속적인 생활상권 투자의 중요성을 제기했다.
이복열 기자
재창간 41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