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1: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발견된 크레이터. 지하에 매장된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녹으면서 메탄 가스가 풀려나 쌓여 있다가 지층을 뚫고 폭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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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연재: 지구온난화 Global Warming
기후변화의 최전선(2) ... 육지 영구동토층 메탄 방출
두 번째 현장은 육지의 영구동토층이다. 영구동토층이란 온도가 일 년 내내 영하인 상태가 2년 이상 지속되는 토층을 말한다. 육지의 영구동토층은 시베리아, 캐나다, 알래스카 지역에 주로 분포하고 있고, 면적은 1900만 로서 북반구 대륙의 1/4이다. 이 지역은 1980년대 이래로 2~3℃ 가량 온도가 상승했고, 급속히 해동되고 있다. 육지 영구동토층이 해동되면 두 가지 경로로 메탄가스가 배출된다.
①영구동토층에도 대륙붕 해저와 생성 기원을 같이 하는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매장되어 있다. 토층의 온도가 일정 정도 오르면 메탄 하이드레이트 구조가 붕괴되고, 얼음에 갇혀 있던 메탄이 풀려난다. 이 메커니즘은 앞서 대륙붕 해저에서 메탄가스가 배출되는 메커니즘과 동일하다.
②한편, 영구동토층에는 동식물의 사체가 빙하기 거대한 빙상에 눌려 분말처럼 부서져 단단히 얼어 있다. 따라서 동토층이 해동되면 박테리아가 이 유기물질을 분해하는 과정이 진행된다. 박테리아는 산소가 없는 환경(가령, 동물의 내장 속)에서는 유기물질을 분해하여 메탄을 생성하고, 산소가 있는 환경에서는 이산화탄소를 생성한다.
▲ 그림2: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는 해동이 진행되어 수많은 늪이 형성되어 있다. 박테리아는 늪과 습지대에서 유기물을 분해하여메탄을 생성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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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동토층 해동 시작돼
2014년 8월, 북시베리아 툰드라에서 정체 모를 움푹 파인 지형 3개가 발견되었다. 지름이 80m이고, 깊이는 60~100m나 되었다. NASA ‘북극 취약성 실험’을 이끄는 앤서니 박사는 이들 크레이터를 조사한 끝에 올해 8월, “우리는 영구동토층이 탄소를 대량으로 배출하는데 200~300년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내가 사는 동안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사는 동안 탄소 배출은 늘어날 것이다. 몇 십 년 안에 탄소 배출은 절정에 달할 것이다. 몇 미터에서 수십 미터까지의 매우 깊은 해빙 구멍이 만들어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크레이터의 정체는 지하에서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녹으면서 메탄가스가 풀려나 쌓여 있다가 지층을 뚫고 폭발한 것이었다. 위 ①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박테리아가 유기물을 분해하여 메탄을 생성하는 프로세스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은 늪과 습지대이다. 북극 툰드라 영구동토층에는 해동이 진행되어 이미 셀 수 없이 많은 늪이 형성되어 있고, 스펀지처럼 푹신푹신한 땅이 수 킬로미터씩 이어지고 있다. 알래스카에서는 지반이 침하되어 그 지상의 건물이 무너지고 도로가 비틀리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고, 시베리아 송유관과 가스관이 위협당하고 있다.
육지 영구동토층에는 자그마치 1,400Gt의 탄소가 저장되어 있다.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대륙붕에서와 같이 빠른 속도로 붕괴되지는 않을 것이나, 현재 이 지역에서 광범위한 해동이 시작되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지구의 기온이 어느 정도 오르면 육지 영구동토층에서 ‘심각한 규모’로 해동이 진행될까?
한 연구팀은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이 지구의 온도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평가하기 위해 이 지역 동굴 침전물을 조사하여 지난 50만 년 동안의 역사를 밝혀냈다. 이 연구팀은 2013년 <네이처>지에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1.5℃ 상승하면 북위 60° 이상의 영구동토층에서 상당한 규모로 해동이 진행된다. 그러한 온난화는 아시아 대륙의 환경에 기록적인 변화를 초래할 것이고, 영구동토층에 포획되어 있는 탄소가 상당한 규모로 풀려나 대기로 방출될 것이다.”라고 보고했다.
현재 지구의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할 때 1℃ 올랐으므로,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대규모로 메탄이 방출될 온도까지 불과 0.5℃를 남겨 두고 있는 것이다. 동시베리아 북극 대륙붕의 가장 취약한 지역에서 50Gt이 먼저 풀려 나올 수 있고 이는 단기간 내에 0.6℃를 올릴 수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지속적인 화석연료 연소로 인한 기온 상승에 위 효과가 더해지면 0.5℃ 상승은 시간문제이다.
동 시베리아 대륙붕에 저장되어 있는 1400Gt, 영구동토층에 저장되어 있는 1400Gt이 우리 생애 내에 대기로 방출될 수 있다. 게다가 인류는 지금도 열심히 석탄, 석유, 가스를 캐서 태우고 있다. 매장되어 있는 화석연료에는 3000Gt의 탄소가 저장되어 있다. 470Gt의 탄소가 1℃ 기온 상승을 초래했는데, 6000Gt이 대기를 채운다면 얼마나 더 오르겠는가?
이치선/ 변호사
재창간 32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