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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권력과 삼성그룹
기사입력  2007/06/25 [00:00] 최종편집   

■ 시사칼럼
시장권력과 삼성그룹

엊그제 노무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선거법 위반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출했다는 사실은 권력의 이동을 체감하게 만드는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다. 지난시절 40년 가까운 독재와 군사정권을 거쳐 오는 동안 국민들의 의식 속에서 대통령의 권력은 종종 헌법과 동일시되거나 때로는 헌법 위에 군림하는 초법적 권력으로 각인되어 왔던 터라 권력의 핵인 대통령 자신이 나서서 헌법의 규제가 개인의 고유권리를 침해하고 있으니 이를 시정해 달라며 헌법소원을 내는 일은 공화국 역사상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생소한 일이기 때문이다.

권력의 위세가 하늘을 찌르던 과거 군사정권시대에서의 통치행위는 대통령 스스로 권력을 포기한 지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훨씬 수월한 일이었다.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언론사 간부들을 불러 모아 으름장을 주고 나면 모든 기사들이 찬양일변도로 돌아섰고, 권력에 비협조적인 야당인사들은 정치 안정법에 묶어 감옥에 보내거나 가택연금을 시키면 한동안 국회가 조용해 졌다.

말 한 마디 잘못하면 유언비어 유포죄로 3년을 감옥에서 썩어야 하는 살벌한 정국에서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발언을 문제 삼는 기관이나 집단은 아무도 없었을 뿐더러, 그런 일로 대통령을 탄핵하는 일이란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시대였으니 말이다.

자본의 포로가 되어버린 권력

해방 이후 오랫동안 대통령에게 집중되어 있던 국가권력이 다른 곳으로 이동해 오히려 권력의 상징이었던 대통령을 날마다 압박하고, 대통령은 이러한 압박의 부당성을 항변하는 이례적인 모습 속에서 이제는 있던 자리를 떠나 국민들에게 돌아가야 했을 국가권력이 자본에게 붙잡혀 이른바 시장권력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사상 초유의 수퍼 파워를 형성하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는 마음은 씁쓸하기까지 하다.

이른바 시장재벌로 불리는 이러한 수퍼 파워들은 그들이 가진 자본의 힘을 극대화시키는 일에 매우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심지어 시장의 구도를 재편하는데 유용한 대통령마저 자신들의 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마저 소리 없이 실행해 왔으니, 대통령은 재벌이 만들고 국민은 투표라는 요식행위에 들러리나 서는 신세로 전락할 날도 그리 머지않았다는 생각에 이르러서는 소름마저 돋는다.

정치권력은 야당과 언론, 그리고 여론이라는 견제세력에 겹겹이 포위되어 무엇 하나 제대로 할 수 없는 지경에 처해있지만 시장권력은 아무런 견제세력 없이 강력한 특권을 누리고 있는 모습과 더불어 아직은 절반의 성공에 머물러 있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그룹이 계열사인 중앙일보와 여러 경로를 통해 지난 대선에서 이회창 대통령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일은 이 세상에서 자본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가능성은 없다는 사실을 잘 드러내 주는 사건인 동시에 얼마나 부도덕한 사고를 가지고 있는지 단박에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재벌에 의해 만들어진 대통령이 재벌의 독과점을 견제하고 있는 각종 규제를 완화해줌으로써 재벌의 성장속도를 가속화시키고 해가 저물지 않는 그들만의 영원한 제국을 건설하는데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더구나 해가 지날수록 급격한 팽창을 거듭하고 있는 거대 삼성과 이를 치장하는 사회복지나 휴먼광고의 그림자에 철저하게 가려진 재벌의 부도덕성을 지적하는 기사를 삭제토록 한 결과로 촉발된 시사저널 장기파업사태나 삼성 SDI 해고노동자 문제, 심지어는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증여파문 등에서 보듯 시장재벌로 상징되는 삼성은 자신들의 부도덕성을 감추고 축소하는 일에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퇴행적 모습마저 보이고 있을뿐더러, 검찰이 이와 관련된 삼성의 간부들을 소환하는 일에도 몸통은 손도 대지 못한 채 법원에 출두한 피의자들을 주차장에서부터 귀빈으로 깍듯이 대접하는 저자세마저 보이고 있어 형평성 위배라는 국민여론의 호된 질타까지 받고 있다.

시장권력의 견제력을 키워야

아무런 견제세력 없는 시장권력이 그들의 이익을 위해 일해 줄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을 만들며, 이들의 혜택을 받은 정치인들은 재벌권력을 위해 각종 규제들을 완화해 주는 식의 은혜와 보답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상황에서의 국민의 역할이란 고작 최신형 지펠 냉장고와 새로 나온 애니콜 휴대폰에 열광하며 지갑을 열어 시장경제의 수퍼 파워인 그들의 몸집을 비대하게 늘려주는 역할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음을 알아야 한다.

현대자동차가 해외 판매가보다 더 비싼 값으로 국민에게 자동차를 팔아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소비자들, 반품된 애니콜 휴대폰 전자기판을 수리해 새것으로 팔아 엄청난 폭리를 취해도 군소리 없는 사용자들, 재벌의 치부를 드러낸다는 이유로 시사잡지 기사를 삭제하도록 만들어 1년이 넘도록 파업과 단식농성이 지속되어도 시큰둥한 국민들의 무감각한 정서는, 그들이 생산한 명품과 첨단제품에 도취되어 사회적 비판의식을 망각한 채 시장재벌들이 의도하는 쪽으로 흘러가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라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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