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관악구의회 해외비교시찰 의원보고 연재
관악구의회는 저상버스와 버스환승시스템의 롤 모델이 된 교통만족도 세계 1위의 도시인 브라질 꾸리찌바를 지난 5월 21일(월) 5박 9일간의 일정으로 비교시찰차 방문했다.
장애인을 위한 땅 위의 지하철
브라질 꾸리찌바의 버스체계꾸리찌바에서 버스정류장을 처음 접한 나는 둥근 원형의 통로 모양을 한 버스정류장이 신기한 듯 쉽사리 눈을 떼지 못했다.
비단 정류장뿐이 아니었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2층 버스와 한국의 개인택시와 유사한 개인 버스, 한국 버스의 2~3배 길이의 버스들까지 다양한 형태의 버스들이 쉴새 없이 거리를 오가고 있었다.꾸리찌바의 버스는 흔히 땅 위의 지하철 이라 불린다.
그도 그럴 것이 지하철처럼 거의 모든 지역을 오고가며, 필요한 이가 있다면 단 한명일 뿐이라도 노선이 신설된다. 거기에 한국의 스크린도어와 유사한 버스정류장의 출입구와 장애인들을 위한 연결로 시스템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나는 말로만 듣던 꾸리찌바의 버스정류장에 직접 와보니 장애인을 위한 동선이 잘 갖춰져 있고, 실제로 많은 장애인들이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버스정류장에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리프트가 있는 것이 인상 깊었다.
실제로 나는 구의원이기에 앞서 복지사로서 꾸리찌바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직접 와보니 시설이나, 인력 면에서 장애인을 배려하는 인프라가 잘 갖춰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거리의 정비는 조금 더 필요할 듯 보였지만 버스를 이용하는 면에서는 만족도가 컸다.또한 버스정류장의 양측 입구에는 안내직원들이 있어 장애인의 불편함을 신속하게 해결해 줄 수 있는 인력이 마련돼 있었다.
장애인 노약자 위한 도시계획
대중교통만 이용하면 시내의 어디든 원하는 곳을 갈 수 있는 꾸리찌바는 관광객들을 위한 투어버스 시스템과 유명관광지 내 고령자나 장애인들을 위해 물리적 장벽을 없애는 배리어프리(barrier free)도 잘 갖춰진 편이었다.
이러한 꾸리찌바 도시를 계획한 지방행정 연구소 연구원은 “꾸리찌바의 도시계획은 노약자와 장애인을 배려하려는 의식을 기초로 쌓아올려졌다”며 “도시의 개발과 도로의 건설 등도 편리한 교통과 안전을 생각하여 기획되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꾸리찌바의 지도를 보면 마치 거미줄을 연상시키듯 직선으로 뻗어있는 도로가 한 눈에 들어온다. 나는 실제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고, 정체가 심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는데 지도를 보니 왜 그랬는지 이해가 같다.
장애인과 노약자를 배려하는 것은 도시계획부터 뒷받침 돼야 하는 것 같다.장애인과 노약자를 배려하는 시스템은 결국 비장애인들에게도 편리하고 따뜻한 시스템이다.
그들을 배려하는 체계가 결국 교통만족도 1위,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라는 명성을 가져다 줬다고 생각한다.이처럼 장애인을 배려하는 도시의 교통체계는 그들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서울시의 저상버스와 유명관광지에 설치되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도 좀 더 장애인의 입장에서 ‘그들을 위한 배려가 결국 모든 사람들을 위한 배려’라는 생각으로 만들어지길 바란다.
소남열/ 관악구의회 행정재경위원회 위원장
재창간 16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