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선 이후의 정치력을 기대한다
이번 총선의 결과에 대해, 환호성과 함께 기뻐해야 할 여당의 반응이 의외로 조용하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과거 2004년 총선에서의 경험이 작동하는 듯하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이 실패한 후, 한 달 뒤에 치뤄진 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은 152석을 얻어서 국회 과반수를 넘기는 승리를 거둔 바 있다.
그러나 2008년 총선에서는 거꾸로 한나라당에게 153석을 넘겨주는 실패를 경험한 바 있다. 이러한 롤러코스터를 체험했기에 엄청난 승리에도 웃음소리를 낮추고 있다. 총선 결과에 대한 언론사들의 다양한 평가가 있었지만, ‘여당이 승리를 마냥 자축할 수만은 없다.’는 견해가 많다. 그것은 코로나19 이후에 당면하게 될 경제위기가 만만치 않을 뿐 아니라, 성공적으로 헤쳐나가기도 버거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과거처럼 야당이 발목을 잡아서 실패했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묻혀 있지만, 기업의 경제 상황과 청년 실업문제는 입술이 바싹바싹 마를 지경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1년 전에 비해 19만 5천 명이 감소했고, 특히 일시휴직자가 160여만 명으로 폭증했다고 한다. 거기에 글로벌 경제 전망도 시계가 흐리다.
과반수를 훨씬 넘긴 180석을 차지한 여당 입장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 책임에서 피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염병이 전 세계적이고 향후 겨울철에 재발할 여지가 있다는 점도 새로운 걱정거리이다. 그리고 고용효과가 큰 서비스업에 충격이 집중되어서 실업율을 가속화시키고, 경제 성장을 갉아먹는 문제점이 있다. 이제 여당은 포용적이고 큰 정치를 통해 위기 극복을 이루어내는 정치력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야당 또한 국가적 위기 앞에서 초당적인 협력의 모습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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