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와 북방경제협력
송영길 국회의원 강연회 - 관악바보주막에서 듣는 한반도 신북방정책
7월 22일(일) 송영길 (전)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의 강연회 일정은 6월에 확정되었었다. 강연회 직전 송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방러, 방북 일정으로 인해 강연 시간이 저녁으로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100명이 넘는 청중이 주막을 채웠다. 자리를 못 잡은 분들은 입구 쪽에 서서 땀을 흘리면서도 자리를 뜨지 않은, 37℃의 바깥 날씨보다 뜨거운 강연회였다. 강연 내용을 옮겨 본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대한민국과 중국, 러시아, 몽골,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연결해 경제시장을 넓히고, 북한의 비핵화 동참을 유도하여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평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신북방정책 구상을 밝혔다. 기존의 북방정책이, 탈냉전 상황에서 중국·소련 등과의 관계는 개선하면서도 북한을 고립시키는 기조를 유지했다면, 신북방정책은 신냉전적 갈등을 예방하면서 북한의 개혁·개방과 국제사회 진입을 지원한다는 큰 차이가 있다.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으로 육·해상 신실크로드 경제권을 형성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는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신북방정책을 연계해 경제협력을 주도할 계획이다. 우리 일부 국민들에게 반중 심리가 있으나, 북한의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구축 과정에서 중국 등 주변국이 배제되는 경우 ‘방해 세력’화할 수 있으므로 주변국을 설득하며 추진해야 한다. 통일 독일이 소련에 적대적이지 않을 것임을 설득해 고르바초프의 마음을 삼으로써 서독이 원활한 통일을 이룰 수 있던 것처럼, 우리도 중국과 러시아 등의 불안을 불식시켜야 한다.
한·러 교역액은 한미 교역의 1.5%에 불과하여 경제협력 성과가 미미하다. 러시아가 현재 신동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우리의 신북방정책과 연계해 하나로 만날 수 있게 해야 한다. 지난 11일 송영길 위원장의 방러와 방북는 이러한 맥락에서 추진되었다. 러시아산 유연탄을 러시아 하산에서 철도를 통해 북한 나진으로 운송한 뒤, 나진항에서 화물선에 옮겨 국내로 가져오는 나진-하산 프로젝트. 남·북·러가 의지를 갖는 사업이기에 송영길 위원장이 지난 13일 러시아에서 철도를 통해 나진을 방문했다.
나진에서 본 북한은, 반미·선군정치·핵 구호는 사라지고 경제구호만이 기치를 높이고 있고 ‘이민위천’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인민 친화적 행보를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2016년 중단된 채로 있다. UN과 유럽연합의 제재에서 제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단독 제재 대상으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북·미 관계가 개선되지 않으면 남북경협, 북방경협도 한 치를 내닫기 어려운 상황이다. 송영길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재 해제를 제안해 실마리가 풀리기를 바라며, 두 대통령에게 서한을 전달해 놓은 상태지만, 결과를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크지만 통일부, 외교부는 미국의 눈치를 보는 경향이 강하다.
송영길 위원장은 “나진 방문은 너무 힘들었다, 우리 통일부, 외교부, 러시아 쪽, 북한 쪽을 모두 설득해야 했다. 철도 타고 나진 들어가는데 눈물이 나더라. 부끄럽기도 하더라. 한탄과 자책도 있었다. 그러나 반드시 현실화시켜 보자는 의지를 다지며 돌아왔다.”라고 말했다. 모두 이 난관을 헤쳐 나갈 혜안은 무엇일지 고민하며 안타까워했다.
유효진/ 관악바보주막(좋은바람협동조합)
재창간 31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