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의 1년 등록금이 1000만원까지 육박했는데, 이 비싼 등록금으로 대학은 무엇을 하고 있나?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조사한 100개 대학 중, 87명의 총장, 부총장들이 ‘에쿠스·체어맨·다이너스티’ 같은 초대형 차량을 타고 있다고 한다. 학부모와 대학생들은 고유가, 불경기, 폭발적으로 오르는 등록금에 허리가 휠 지경인데, 3000CC 이상의 대형 혹은 초대형 자동차를 타야 권위가 서는 것일까? 진정한 권위는 외형과 형식에 있는 것이 아니건만, 세월이 변해도 바뀌지를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봉호 동덕여대 총장은 '소나타'(2000cc)를, 남승의 홍익대 총장은 소형차에 가까운 '라세티'(1600cc)를 타고 다녀서 더 화제가 되고 있다. 관악구보 1002호(2006년 9월 11일)에 따르면, ‘관악구관용차량관리규칙중개정규칙안 입법예고’를 했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즉, ‘대형차승용차관련 배기량기준을 2,000cc이상 2,500cc미만에서 2,000cc이상’으로 한다는 내용이다. 배나무 밑에서 갓 끈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다. 개정 이유에서 밝혔듯이 ‘대형차의 배기량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이라 해도, 때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특히, 총무과 소속 차량 소요기준에서 ‘대형차’를 한대 늘리기로 한 것도 이런 의구심을 갖게 한다. 결국 2000cc이상으로 고치면 3500cc 이상의 차량을 구입한다 해도 규정 위반이 아니기 때문에 합법성을 갖게 되는 셈이다. 우리는 신임 구청장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이런 일들이 과잉충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기를 기대한다. 재정자립도가 36% 정도 밖에 안 되는 열악한 관악구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런 규정을 고치는 일이 뭐 그리 대수인가? 꼭 해야 할 일에도 선후와 경중이 있는 법이다. 시민들은 불경기로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하는데... 대형차 기준을 1대 더 늘리려는 관악구청에 대해 박수를 칠 주민이 몇이나 될 것인가? 정말 관악구의 경제를 살리고, 삶의 질을 높이는데 꼭 필요한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스위스의 고위 공직자는 대기오염과 에너지난 극복을 위해 앞장서서 친환경적인 자동차를 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례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고 한다. 세월이 변하고, 지도자가 바뀌면 사고와 틀도 변해야 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