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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에 케이블방송을 송출하고 있는 HCN이 예고 없이 수신료를 인상하고, 이에 항의하며 수신료 납부를 거부하는 가입자들에게 방송송출을 중단해 가입자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HCN은 당초 월4,400원이던 수신료를 올해 들어 가입자들에게 공지 없이 월6,600원으로 50% 인상했다. 또한 전체 채널 개수를 72개에서 70개로 줄이고, 이 중에서 시본 수신료로 시청할 수 있는 채널을 40개로 줄이는 한편 나머지 채널을 유료화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시청자가 모든 채널을 볼 경우 16,700원의 수신료를 내야해 최고 300#가 넘는 인상효과가 나타난다.
이에 대해 가입자들은 기존 가격에 비해 인상 폭도 너무 클뿐더러 가입자를 무시한 일방적인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임대아파트 단지의 주민들은 “주민들의 대부분이 영세서민이어서 할인된 가격으로 시청할 수 있었는데 갑자기 시청료를 두배로 내라면서 송출을 중단하는 것은 우리 같은 영세민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임대아파트단지의 가입자들은 일반 가입자보다 할인된 가격인 3,300원의 시청료로 케이블TV를 시청해 왔다.
난시청 지역, 독점 이용한 일방적 횡포 비판
관악 지역이 난시청 지역이라는 것도 반발이 큰 이유 중 하나다. 관악구는 서울시의 대표적인 난시청 지역이어서 케이블TV가 없을 경우 유선 방송뿐만 아니라 공중파 방송을 시청하기도 매우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공중파 시청료를 지불함에도 불구하고 방송을 시청하지 못하는 억울한 주민이 생겨나고 있다.
민주노동당 관악구위원회의 나경채 사무국장은 HCN이 지난 2005년에 관악유선을 인수하여 관악구의 유일한 유선방송사업자(SO)가 된 것을 언급하면서 “경쟁상대를 물리치고 시장을 독점한 기업이 그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하는 행위”라며 “이를 방치할 경우 앞으로 회사의 사정을 핑계로 가격을 대폭 올리는 등의 부당한 행위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민주노동당 관악구위원회는 200여명 주민들의 서명을 받아 지난 3월 1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HCN을 제소했다.
이같이 케이블TV 요금 인상이 지역 주민들의 높은 불만을 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의회와 구청은 수수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나친 요금 인상이 아니냐는 구의원의 질의가 있었으나 구청에서는 소관 사항이 아니라는 짤막한 답변만 있었을 뿐, 이후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케이블TV 업계는 인수합병(M&A)을 통한 덩치 불리기에 매달리고 있어 한 지역에서의 특정 기업 독점 현상이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이로 인한 가격인상이나 채널 수이 변경 등으로 인한 사업자와 가입자 사이의 분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6일 관악케이블TV를 계열사로 갖고 있는 현대홈쇼핑 등의 관악유선방송국 인수를 허용하는 조건으로 향후 2년간 다른 유선방송사업자의 요금을 가입자들에게 고지하라고 시정조치를 내린바 있다. 방송위원회가 승인한 요금범위 내에서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상품의 선택폭도 감소하는 등 소비자 피해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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