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승자독식 양당제 깰 '의미 있는 균열(?)'
지난 수십 년 동안, 정치 현장을 지켜보며 느낀 건, 한국의 양당제가 대화와 타협 대신 '너 죽고 나 살자'는 승자독식 구조로 변질됐다는 점이다. 이런 중앙 정치의 병폐가 지방으로까지 이식되어, 주민의 삶을 돌봐야 할 풀뿌리 민주주의조차 위협받고 있다.
그런데, 여야의 극적 합의로 지방선거전에 제도 개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견고한 양당 독식 체제를 흔들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핵심은 비례대표 의원 비율 상향(10%→14%)과 중대선거구제 도입이다. 이것을 통해, 소수 정당의 의원을 보장함으로써 정당 구조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또한 소선거구제 중심의 선거가 낳은 사표(死票) 문제를 해결하고, 거대 양당의 '깃발 꽂기'식 공천을 막아 소수 정당과 다양한 목소리가 의회에 진입할 길을 트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역 사무소 설치 허용은 중앙당 눈치 보던 지방의원들이, 주민과 직접 소통하며 자생력을 갖게 할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다. 따라서 지방의원들은 지역 사무소를 거점으로 해당 지역의 구체적인 문제(교통, 교육, 개발 등)를 더 깊이 있게 파악할 수 있어, 지역 주민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맞춤형 공약'과 입법 활동이 가능해질 것이다. 선거 때만 반짝하는 정치가 아닌 생활 속의 민주주의를 경험할 기회가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제도가 바뀐다고 정치가 바로 바뀌진 않는다. 다변화된 세력 속에서 무조건적 반대 대신, 정책 공조와 협치를 이끌어낼 성숙한 문화가 필요하다. 유권자 역시 진영 논리를 넘어 지역을 대변할 인물을 엄격하게 가려야 한다. 이번 선거가 낡은 양당제의 폐해를 넘어 진정한 지방자치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 지방자치에서부터, 극한 대립의 양당제를 탈피하고 정당 간 협력과 대립의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유럽의 프랑스, 독일 등은 실제로 다당제를 통해, 사회의 여러 계층(노동자, 환경 운동가, 소수 민족 등)을 대변하는 다양한 정당이 의회에 진출하여, 국민의 의사를 더 정확하게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또한 비례대표제와 결합하여 운영되므로, 소수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의 표가 사장되지 않고 의석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유권자의 투표 참여율이 높아지고 효능감이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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