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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 금고로 지정된 우리은행 계약만료일이 2026년 12월 3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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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정책 제안 : 지역순환경제
지역경제 활성화 위한 ‘지역순환경제’ 해법 제안
‘지자체 금고 지정제도’ 활용한 공공금융 활성화 등 공개입찰 통해 정책수단으로 활용
지역화폐 재사용 시스템 구축 통한 지역순환경제로 매출 확대·지역경제 자립도 향상
‘지자체 금고 지정제도’는 지방자치단체가 특정 금융기관을 '금고'로 선정하여 예산 운영을 맡기는 제도이다. 금고는 지자체가 매년 거두어들이는 막대한 세입 예산을 관리하고, 각종 사업비와 공무원 급여 등 세출 예산을 지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관악구의 2026년도 본예산 규모는 총 1조 922억 원이다. 구는 1조가 넘는 예산을 관내 시중 은행 중 ‘금고’를 지정하여 관리를 맡기고 있다. 시중 은행들은 금고로 선정되기 위해 소위 '금고 전쟁'이라 불릴 만큼 사활을 걸고 입찰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기관이 지자체 금고로 지정되는 것은 수천억에서부터 조 단위에 달하는 예산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한 고객 확보' 이상의 엄청난 가치를 지닌다. 은행들은 수십억 원 규모의 '협력사업비'를 기부금 형태로 내면서도 금고 자리를 노린다. 비용보다 예산을 굴려서 얻는 이자 수익과 우량 고객 확보로 인한 장기적 이익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막대한 예산에 대한 관리권 지정을 무기로 금융기관의 공적 책임을 강제할 수 있다. 지자체 금고 지정제도 자체가 지자체의 강력한 정책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공공금융 역할 강화
지자체는 금고 지정 제도를 활용해 단순히 예산을 보관하는 장소가 아니라 민간금융을 ‘공공금융’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또, ‘지역경제 선순환', ‘지역순환경제’로 나아갈 수 있다.
이를 위해 지자체가 금고를 선정하는 평가지표에 공공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금고 선정 기준에서 시중 은행이 외면하는 대학생, 청년, 차상위계층 등 저신용자 대상 서민금융 상품 공급 실적을 반영한다. 또, 지역 내 중소기업 대출 실적과 금리 우대 여부를 점수화한다.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대상 전용 융자 및 투자 실적에 가점을 준다. 이와 같이 지역 경제 기여도 항목을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개편해 조례에 명시해야 한다.
아울러 금고 선정에 따른 기부금 형태의 ‘협력사업비’를 일반 사업예산으로 사용하지 말고, 특정 공공금융 목적에만 사용하도록 한다. 협력사업비를 활용해 지역 소상공인이 금고 은행에서 대출받을 때 이자의 일부를 지자체가 대신 내주는 '이차보전' 재원으로 우선 활용한다.
또, 지자체와 금고 은행이 매칭 펀드를 조성하여, 지역 내 사회적 기업이나 로컬 크리에이터에게 저금리로 융자해 주는 ‘지역 상생 펀드’ 조성 시스템을 구축한다.
금고 은행으로 선정되는 조건으로, 관내 지역화폐 결제 시 발생하는 ‘은행 이체 수수료’나 ‘가상계좌 이용료’를 전액 면제하도록 협약한다. 금고 은행이 보유한 지역 내 소비 패턴 데이터를 지자체와 공유하여 상권 분석 및 맞춤형 경제 정책 수립에 활용하는 '데이터 공공성'을 확보한다. 금고 은행 지점 내 일부 공간을 지역 주민을 위한 '금융 복지 상담소'나 '소상공인 지원 센터'로 공동 활용한다.
관악구가 금고 지정 공고를 낼 때 핵심과업 수행을 조건으로 제시할 수 있다. 핵심사업 추진에 따른 예산과 기술상의 문제를 금고 은행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금고 약정기간은 행정안전부 예규에 따라 통상 4년이다. 지자체는 공개입찰을 통해 강력한 정책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
지역화폐 재사용 방안 구축
지역화폐는 지역주민들에게 우리 동네에서 쓰는 할인권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돈에 주소를 입히는 것이다. 주소가 있는 돈은 멀리 도망가지 않고 우리 동네의 경제 생태계를 풍성하게 만드는 거름이 된다.
지역화폐 역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 자본의 '역외 유출' 차단이다. 대형 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결제된 돈은 즉시 서울 본사나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지만, 지역화폐는 자금을 지역 안에 묶어둔다. 관악구에서 발행된 지역화폐는 오직 관악구 가맹점에서만 쓸 수 있다. 지역 내 골목상권 소상공인의 매출을 증대시킨다.
관악구를 포함한 서울지역 자치구는 서울시의 공동 플랫폼인 '서울Pay+' 체계 안에서 지역화폐가 운영된다. 현재의 시스템에서는 소비자가 결제한 금액이 가맹점주에게 현금으로 정산된다. 그 결과 지역화폐 재사용이 불가능해 지역화폐 순환이 지속되지 못한 채 현금을 통해 지역 밖으로 유출될 확률이 높다.
그러나 돈이 지역 밖으로 나가지 않고 계속 도는 선순환 구조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지자체 사례들이 있다. 충남 부여군의 순환형 모델 '굿뜨래페이'가 대표적이다.
부여군은 ‘굿뜨래페이’라는 명칭의 지역화폐를 운영하고 있다. ‘순환인센티브’란 가맹점주가 받은 지역화폐를 다시 다른 가맹점에서 결제할 때 부여되는 혜택이다.
「부여군 지역화폐 발행 및 이용활성화에 관한 조례」에서는 “순환인센티브란 지역화폐의 선순환을 유도하기 위해 가맹점이 지역화폐 매출액으로 다른 가맹점에서 결제한 경우 해당 결제 금액의 일부를 가맹점에게 지급하는 금액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가맹점주는 굿뜨래페이 시스템을 이용해 결제하면, 결제 금액의 3%의 인센티브를 지급 받고 이에 더하여
카드 수수료도 없다. 즉 지역화폐를 재사용하면 인센티브를 추가 지급하는 것이다.
그 결과 부여군은 2024년 말 기준 지역화폐의 총 유통액 중 약 10%가 환전되지 않고 지역 내에서 재사용되었다. 이와 함께 약 56억 원의 수수료를 절감하여 금융 대기업으로 갈 이윤을 지역 공동체의 인센티브 재원으로 사용했다. 또, 발행된 화폐가 지역 내에서 2차, 3차로 계속 돌게 되어, 투입된 예산 대비 경제 활성화 효과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지역화폐가 지역 경제를 살리는 진짜 힘은 '돈이 얼마나 우리 동네에 오래 머무느냐'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 가게 주인(B)이 다른 가게(B)나 거래처에서 지역화폐로 결제하는 B2B 시스템이 중요하다.
관악구가 부여군처럼 B2B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상인이 다른 상인에게 포인트를 송금하거나 결제할 수 있는 상인 전용 결제 모듈이 필요하다.
또 전자세금계산서 연동과 함께 지역화폐를 받아주는 도매상이나 서비스 업체가 어디인지 한눈에 보여주는 B2B 전용 가맹점 지도가 필요하다. 관악구가 금고 지정 공고를 할 때 부여군의 지역화폐 순환형 모델 B2B 시스템 구축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
이복열 기자
재창간 50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