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편향된 뉴스 생산이 왜곡시키는 민의
오늘날 컴퓨터와 거대 SNS 기업의 알고리즘은 정보의 생산과 유통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클릭과 검색 횟수를 통해 광고 수익이 결정되는 경우, 알고리즘 개발 단계에서 정보소비자가 어떤 뉴스에 관심을 보이는지 학습시킨다. 그러면 알고리즘은 클릭 횟수가 높은 기사와 정보를 검색의 상위 위치로 배치하게 된다. 문제는 이런 정보와 기사가 사실인지 여부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검색 숫자를 높이는데 초점을 둔다는 뜻이다. 인간은 진화 과정에서 생존을 위해 위험한 상황과 불안한 상태를 느끼는 순간, 신속하게 반응하도록 발전했다. 따라서, 미담(美談)이나 긍정적 뉴스보다는 자극적이며 부정적인 뉴스에 눈길을 주게 된다.
따라서 소셜 미디어와 유튜버들이 쏟아내는 정보가 ‘황당하고, 자극적이며 속이 뻔히 보이는 거짓말’이라 해도 낚이게 된다. 사실이 아닌 줄 알면서,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하면서 클릭하게 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그런 가짜 정보에 천천히 익숙해지면서, 사실처럼 받아들이는 단계로 진행하게 된다. 나중엔 ‘진리 혹은 진실’로 굳어지게 되면서, 뇌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편향된 정보를 사실로 각인시킨다. 이 지경에 이르면, 거의 정신적 좀비가 되어버린다.
최근에도 법원의 판결에 대해, 홍해 바다처럼 양분되는 지지층의 목소리와 구호들이 유튜브를 통해 필터링없이 전해지고 있다. 전문 법관들이 몇 년씩 증거자료를 검토하고, 증인심문을 통해 고심하고 내린 결정을 ‘단칼에’ 부정한다. 도무지 그 무모한 자신감(?)은 어디에서 왔을까? 증인 심문현장에도 없었고… 수만장의 관련 자료를 검토해본 적도 없는데, 그토록 확고한 판단을 할 수 있다면 법원이 왜 필요할까? 이성과 지성 그리고 건강한 상식이 통하지 않는 불신의 사회가 얼마나 무서운지 목격하게 된다. 이들은 더욱 교묘한 방식으로, 대중이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기 어렵게 만들어, 민의가 왜곡되는 상황을 초래한다. 결국, 이런 부작용으로 엄청난 국력(國力)을 낭비하게 되고, 국민 사이에도 깊은 불신을 누적시켜서 사회적 비용을 허비하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