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 교육감 선거! 그러나 관심이 없다
지난 2007년 교육감 직선제가 실시된 이래로, 거의 17년이 흘렀다. 그러나 교육감 선거는 ‘깜깜이, 로또 선거’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경우, 대부분의 유권자는 공약은 언감생심이고 ‘보수냐 진보냐’ 정도의 정보로 투표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투표권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했을 때, 보여준 반응이다. 2024년 기준, 제주도 한 해 예산은 7조 2104억 원, 경상남도 9조 4079억 원, 강원도 9조 5167억 원이다.
그런데 서울시교육청의 예산은 11조 1605억 원이니, 웬만한 도지사보다 더 많은 예산을 집행한다. 또한 11개 교육청소속 교육지원청의 교육장, 유치원, 초·중·고의 교사 및 교감, 교장의 인사권을 쥐고 있다. 그리고 서울교육에 관한 모든 사무를 총괄할 수 있다. 이런 막강한 권한을 가진 기관장이지만 정작 선거는 무관심 속에 졸속(?)으로 진행된다는 아쉬움이 있다.
특히, 이번 보궐선거는 10월 16일 치러지도록 법이 정하고 있다. 무더위와 추석의 어수선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고작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그래도 이번엔 투표용지가 7장이었던, 지난 제8회 전국지방동시선거와 달리 교육감 후보 한명을 뽑는 선거이다. 마음만 먹으면, 후보들의 공약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그들의 품격과 교육철학이 어떠한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최선의 후보가 없을 때, 차선으로 선택할 후보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
교육감은 행정 전반을 관장하지만, 정치가보다 교육자로서의 자질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가장 기본적 자질을 몇 가지 언급하자면, 첫째 도덕성과 품격을 갖추어야 한다. 특히 교육감은 초중고 학생과 교사들의 귀감(龜鑑)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도덕성으로 무장되고 청렴하고 강직해야 할 것이다. 둘째 미래지향적이며 확고한 교육철학을 갖추어야 한다. 학교현장을 보수와 진보로 갈라지게 한다면, 학생들이 조화로운 가치관을 형성하기 어렵다.
국가의 미래를 짊어지고 세계인과 경쟁해야 할 학생들을 특정 이념에 빠지게 해서는 안될 것이다. 셋째 교육감 후보는 교육경력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교육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헌법의 정신도 있다. 특정 정당의 정치인이 교육감이 될 경우, 정치에 예속된 하위기관으로 전락할 수 있다.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 모두가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교육감선거가 되기 위해, 유권자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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