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립 노인종합복지타운 건립에 거는 기대와 우려
‘재수없으면 120세까지 산다’라는 말이 요즘 유행어가 되었다. 그동안 장수(長壽)는 축복의 상징이었지만, 경제력이 부족한 노인들에게 저주라는 말이 있다. 따라서, 품격있게 노년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 정책에 반영하는 모습이 돋보인다. 특히 관악구의 마지막 재개발단지로 평가되는 신림뉴타운이 3구역부터 아파트가 건축되면서, 시동이 걸렸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6200세대라는 대규모 단지가 들어서게 될 것인데, 이곳에 지하 2층, 지상 5층, 연면적 4,302평방미터의 ‘구립 노인종합복지타운’이 건립된다는 소식이다. 신림뉴타운 세대뿐 아니라 관악구의 모든 노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최고의 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렇게 다중이 이용하게 될 시설인 만큼 기획단계에서부터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 수십 년을 사용해야 할 공용시설이, 소수의 영향력있는 사람들에 의해 결정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관악청소년회관라고 할 수 있다. 이미 건축 초기부터 부실시공에 대한 여론이 많았고, 구의원들도 입에 거품을 물고 비판했는데 몇 달이 지나자 조용해졌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자, 그렇게 우려하던 부실이 현실로 나타났다.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그토록 비판했던 구의원들은 ‘왜 바로잡지 않고, 그냥 넘어갔을까?’하는 점이다.
특히 공공시설의 부실공사와 비효율적 공간구성은 하루 이틀의 이야기가 아니다. 주민 감사관 제도가 있다고 하지만, 형식적인 거수기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총 사업비가 314억 2,800만 원이라 하는데, 아마도 10% 이상은 더 투입될 것이다.
70세가 넘는 분들은 아침에 눈 뜨면, 오늘은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고민스럽다고 한다. 이런 노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게 될 시설이 구립 노인종합복지타운이다. 떡고물을 노리고, ‘문제만 제기하고 쏙 빠지면서, 이권만 챙기’는 사례가 없기를 기대한다. 공공시설은 주인이 없기에, 누구도 내 일처럼 꼼꼼하게 살피지 않는다. GS건설처럼 1군에 속하는 대기업에서도 아파트를 지으면서 철근을 빼먹었다고 하는데, 노인종합복지타운의 부실시공을 미리 염려하는 것이 기우(杞憂)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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