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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과 증오는 악마의 선물이다
기사입력  2023/05/24 [18:30] 최종편집   

▲  본지 권영출 회장

 

(권영출 칼럼)

분열과 증오는 악마의 선물이다

 

▪ 우리는 어떤 시대를 살아왔는가?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께서 5월 11일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27일)을 앞두고, 한국 사회에 대해 다음과 같이 법문을 던졌다. “정치권도 국민도 조금의 양보도 없이 자기만 옳다 우기며 싸우고 있다”며, “맹수들이 사방에서 노리는 지금 정신을 바짝 차려도 모자란데 갈수록 분열만 깊어져 걱정”이라고 했다. 또한 “벽에 틈이 생기면 바람이 들어오고(壁隙風動), 마음에 틈이 생기면 마가 침범해요(心隙魔侵). 틈이 무엇인고 하니 분열이라.” 했다. 성파스님의 말씀을 숙고하면서, 뒷골이 송연해지며, 자신을 깊이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초등학교 시절, 점심시간이면 강냉이죽을 배식받기 위해 운동장에 길게 서 있었던 기억이 새롭다. 그때의 꿈은 강냉이죽을 어떻게 하면, 들키지 않고 두 번 먹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1965년도의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105달러였으니, 하루 세끼를 먹기가 힘든 시대였다. 60대 후반을 지나가는 사람들이라면 다 기억할 만한 과거사다. 군에서 훈련받을 때는 너무 배가 고파서, 짬밥통에 버려진 음식에 눈길을 주었던 세대이다.

 

겨우 국민소득 105달러였던 나라가, 50년이 지난 지금은 32,661달러에 도달했다(2022년 기준). 이제 대한민국은 전 세계 주요 선진국의 모임인 G7에 초대받았을 뿐 아니라, 차기 G8의 유력한 후보 국가라고 한다. 이런 풍요를 누리면서, 어려운 시대에 고생만 하시다가 돌아가신 부모님이 생각난다.

 

지금도 부모님이 주무셨던 방에 누워 있으면, 부모님 생각에 어느새 눈물이 맺혀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시경(詩經)의 한시외전에 ‘나무가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이 봉양하려 하나 어버이가 기다려 주지 않는다(樹欲靜而風不止 子欲養而親不侍)’는 말도 있다. 이제 철이 들고 보니, 이만큼 성장하고 경제적 성취를 얻었던 것이 바로 그분들의 수고였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우리가 누리는 현대의 풍요로운 삶과 경제 성장은 앞 세대의 희생과 수고로 만들어진 것이며, 앞 세대가 우리에게 이런 선물을 주었고, 우리는 그 열매와 결실을 누리는 것이다.

 

▪ 우리는 다음 세대에 무엇을 넘겨줄 것인가?

 

우리가 이런 선물을 받았다면, 우리 역시 다음 세대에 좋은 유산을 넘겨주어야 할 것이다. 과거 군사독재시절을 거칠 때만 해도 국민들 사이에 이런 분열과 증오는 없었다. 학생들과 시민이 한마음이 되어, 도망치는 시위대를 집에 숨겨주며 보호했다. 직접 시위 현장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시민들의 마음이나 길거리에서 최류탄 가스로 고통당하는 학생들이나 같은 마음이었다. 대한민국은 국민 스스로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켰고, 국민이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도 쟁취한 특별한 나라다. 이런 강력한 자의식과 성정과 발전에 대한 꿈과 열정이 있었기에 전 세계가 경악할 정도의 경제 성장을 이루어냈다.

 

이제 우리는 이 유산을 다음 세대에 전달해야 할 책무가 있다. 우리의 자녀들은 우리보다 더 민주적이며, 선진문화가 꽃피는 행복하고 평화로운 시대를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부모들이 그랬던 것처럼, 나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내 자녀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성파 스님은 이 시대의 진정한 정신적 지도자이며, 그분의 말속에 해답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국가가 앞으로 나가는 길을 막는 악마는 누구인가? 바로 ‘분열과 증오’를 조장하고, 그런 마음에 기름을 붓는 사람들이다. 대부분 인정하겠지만, 권력을 쟁취하고자 혈안이 되어있는 정치인들이 바로 그 선봉에 서 있다. 그리고 그런 정치인들과 깊은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집단들이 동조하는 형태이다. 건전한 비판과 대안의 제시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성파 스님은 “맹수들이 사방에서 노리는 지금 정신을 바짝 차려도 모자란데 갈수록 분열만 깊어져 걱정”이라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맹수는 미국과 중국처럼 초강대국가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스스로 힘을 키우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강대국의 손에 굴복당하고, 조공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일 것이다. 고 이건희 삼성회장이 과거에 했던 '정치는 4류, 관료는 3류, 기업은 2류" 말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다. 서로의 생각에 차이는 있겠지만, 대한민국이 선진국가로 나가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정치와 정치인’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내년 4월이면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게 될 것이다. 이제는 나의 선호보다는 우리 자녀들의 입장에서 어떤 후보를 뽑아야 할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성파 스님의 말씀에 의하면 ‘마음에 틈이 생기면 마가 침범한다(心隙魔侵) 즉 ‘분열과 증오’를 조장하는 정치인들이야 말로, 마(魔) 즉 마귀, 악귀인 것이다. 우리는 이런 악마의 선물을 거절하고, 밝고 희망찬 미래를 우리의 자녀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권영출 본지 회장

재창간 4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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