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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모리(memento mori)’
기사입력  2023/03/08 [18:58] 최종편집   

 (사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은 한때 유럽 전체를 지배한 대제국 로마의 위대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로마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는 개선문을 통과하면서, 수만 명의 군중들이 환호하는 가운에 개선장군이 등장하는 영광스런 모습이 등장하곤 한다. 이런 개선식을 통과한 장군 중에 가장 유명한 인물이 카이사르 황제라고 할 수 있다. 개선장군만이 4마리의 말이 끄는 전차를 타고 입성하는데,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로마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입장하는 개선 퍼레이드의 뒷 열에서 큰 소리로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를 외치는 사람이 있다.

 

대중들의 환호소리가 커지면, 그 사람의 목소리도 그만큼 커지면서, ‘메멘토 모리! 메멘토 모리!...’ 라고 반복적으로 외친다. 이 말인즉, ‘오늘은 당신이 개선장군이지만, 당신도 언젠가는 죽을 존재다. 그러니 겸손해라.’라는 경각심을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렇게 한다고 한다. 이것만 봐도 로마의 위대함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었다.

 

짧은 라틴어 한 문장 속에 담긴 로마인들의 지혜와 자제력을 짐작하게 해 준다. 승리에 도취한 장군이 교만에 빠지지 않도록 준엄한 하늘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이다. 최근에 작고하신 이어령 교수의 ‘마지막 수업’에서도 ‘타자의 절대성을 인정하는 게 사랑이고, 그 자리가 윤리의 출발점이라네..’라는 독백이 등장한다.

 

요즘 국회에서 적국(敵國)의 원수와 싸우듯 다투는 여야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메멘토 모리’라는 말을 들려주고 싶다. 교만과 뻔뻔함으로 부끄러움을 잊은 채, 마치 자신들의 권력이 수십 년 지속될 듯 개선장군 흉내를 내고 있다. 잠시 국민들로 부터 위임받은 권한이건만, 본래부터 자신들의 것인 것처럼 만용을 부린다. 이제 그들에게 애국심과 공공성 그리고 시민의 권익을 위해 일해 달라고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아마 대부분의 국민들은 내년 4월이 빨리 돌아오기를 학수고대할 것이다. 국회의원을 평생 직업처럼 누리려는 일부 이기적 국회의원들을 솎아내기 위해서. 그들은 국회의원 배지를 또 달기 위해, 공천권을 쥐고 있는 지도자만 바라볼 뿐, 정작 자신을 뽑아준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기 때문이다.

 

로마의 가장 위대한 장군이며 황제였던 율리어스 시저도 ‘메멘토 모리’의 충고를 잊었기에 결국 암살당하는 불명예스런 죽음을 맞이했다. 총선은 국민들이 교만한 정치인들에게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의 교훈을 보여주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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