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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가 될 것인가? 주인이 될 것인가?
(사설)
기사입력  2021/12/08 [19:13] 최종편집   

 (사설)

 

노예가 될 것인가? 주인이 될 것인가?

 

인류 역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르네상스 또는 문예부흥의 원동력은 아이러니하게도 이슬람의 개방정책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11~12세기 유럽의 문화가 가장 활발하게 번성했던 곳은 스페인의 톨레도였다. 당시 이슬람은 자신들의 업적을 문서로 남기는 번역작업을 위해 지식인을 우대했다. 그때 번역된 수많은 책들이 유럽의 지식인들에게 읽히면서 르네상스의 불씨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300년가량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었던 톨레도는 유럽의 중심 역할을 했고, 가장 번화한 미국의 뉴욕 같은 곳이었다.

 

 

그러나 톨레도는 1942년 레콩키스타를 완성하면서 가장 폐쇄적인 도시로 바뀌며, 이슬람인들을 축출하고 학살했다. 또한, 카톨릭으로 개종하지 않는 유대인을 죽이거나 추방했다. 그 후 톨레도는 유럽에서 이름조차 잊혀지는 낙후한 도시로 전락했고, 오직 카톨릭국가를 지향했던 스페인은 유럽의 변방으로 밀려났다. 하나의 종교, 하나의 민족, 하나의 이념만을 부르짖는 배타적인 국가는 모두 망했다.

 

 

우리나라 역시 대선을 앞두고 있다. 선거 승리를 위해 우리 편을 강조하다 보니, 내 편이 아니면 무조건 비난과 혐오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승리를 위해 단결하고 결집하는 것은 이해되지만, 선거 후에도 그 길을 간다면 스페인의 톨레도와 같이 될 것이다. 손바닥만한 나라에서 서로 미워하고 저주하는 보복의 정치는 자폭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문제는 이것을 이용하려는 정치인에게 열광하는 대중의 책임이 더 크다는 점이다.

 

 

중세 암흑기에도 최일선에서 마녀사냥을 자행한 자들은 종교 지도자가 아니라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독일의 나치정권에서도 평범한 시민들의 손에 의해 유대인 가게가 불타고, 린치와 테러가 저질러졌다. 정치인들은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공포와 잔인성을 끄집어내고, 깃발 아래 뭉치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 그들을 향해 환호했던 그 열광적 지지의 근원을 냉정하게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그들의 선동에 미혹되어 거리를 헤매는 노예가 되지 말고, 헌법이 보장하는 주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선거 열기가 뜨겁지 않더라도, 이성이 작동되는 대통령선거가 후세들 앞에 부끄럽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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