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집된 투명페트병 묶음 앞에서 회원들이 기념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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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지역 주민모임 ‘에너지 반딧불’ & ‘원더플 난곡’
주민주도 ‘자원순환활동’ 폭염 속에서도 지속돼
투명페트병 10개에 종량제봉투 1장, 우유팩 10장에 화장지 1롤 보상
난곡동에서 매주 1회 주민들 자발적으로 투명페트병 우유팩 모아 자원화
“처음에는 라벨도 떼지 않고, 내용물도 비우지 않고, 압축도 하지 않은 채 투명페트병을 가져와 많이 싸웠으나 이제는 깨끗이 만들어 온다”
관악에서 최초로 투명페트병과 우유팩을 모아 자원순환활동에 참여하는 ‘에너지 반딧불’ & ‘원더플 난곡’ 회원들은 100% 고품질 재활용품을 수집하는 우수 자원활동가로 평가받고 있다.
난곡난향 도시재생지역 주민모임 ‘에너지 반딧불’은 코로나19 장기화로 1회용품 발생이 급증하자 에너지전환 활동에 이어 자원순환활동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난곡난향 도시재생지역에서 자원순환교육을 이수한 주민들이 ‘한 번 더 플러스하여 사용’이라는 의미를 담은 ‘원더플 난곡’을 발족시켜 자원순환활동은 속도를 낼 수 있었다.
박우인 ‘에너지 반딧불’ 대표(67세)는 “매번 자원순환교육을 받지만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며, “이번에 나 하나라도 먼저 시작하자는 생각에서 ‘원더플 난곡’과 함께 자원순환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먼저 시작하자 많은 사람들이 따라하고 또한 바뀌어 가는 것을 보니 너무 좋았고, 특히 아이들의 변화가 커서 좋았다”고 말했다.
투명페트병·우유팩 자원순환
주민모임 회원들은 정부의 방침에 맞춰 고급 원사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투명페트병과 고급 화장지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우유팩을 자원순환 대상품목으로 정했다.
회원들은 도시재생 공모사업에 참여해 사업예산을 확보하고 종량제봉투와 두루마리 화장지를 구입했다. 주민들이 가져오는 2L 투명페트병 10개에 20리터짜리 종량제봉투 1장을, 1,000ml 우유팩 10장에 화장지 1롤을 보상하는 것으로 기준을 정했다.
문제는 수집된 재활용품을 어디에 보관하느냐의 장소 문제와 일단 수집은 했으나 자원화 회사에 연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떻게 수거해갈 수 있는지가 해결되지 않았다.
김숙희 난곡난향도시재생 코디네이터는 “4월에 기획하고 5월에 준비하는 기간 동안 관악구청을 비롯해 동 주민센터 등을 찾아다니며 재활용품 수거와 자원화 업체 연결을 요청했으나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결국 수거해 갈 업체를 구하지 못한 상태에서 6월부터 투명페트병과 우유팩 수집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다행히 수집된 재활용품은 한 회원이 세를 놓았던 방을 내주어 보관이 가능하게 되었고, 제로웨이스트 샵(1.5℃) 이정연 대표 소개로 화장품 회사인 ‘아로마티카’에서 투명페트병을 수거해 화장품 용기를 만들기로 했다. 우유팩은 한살림 남서울지부에서 수거해 부림제지 선별을 거쳐 삼정펄프를 통해 만들어진 재생원료로 부림제지는 화장지와 키친타올을 생산하기로 했다. 그런데 최근 아로마티카가 제로웨이스트샵 페트병 수거에만 집중하게 됨에 따라 민간 재활용품 수거가 어려워져 회원들은 다른 회수 업체를 찾아보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자원순환에 참여하는 주민들이 증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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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자원순환 참여율 증가
난곡 자원순환의 날은 ‘에너지 반딧불’ & ‘원더플 난곡’ 회원들의 자원봉사로 지난 6월부터 난곡동 2군데에서 매주 수요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2시간씩 운영된다.
최경숙 ‘에너지 반딧불’ 총무이자 <원더플 난곡> 회원은 “처음에는 한 명씩 호기심 때문에 찾아왔다가 현재는 긴 줄이 늘어설 정도로 많은 주민들이 참여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페트병을 깨끗하게 만들어 오지 않으면 되돌려 보내 많이 싸웠으나 홍보물을 배포하고 직접 쫓아다니며 설명한 효과가 있어서 이제는 제대로 준비하여 가져온다”고 말했다.
김정현 중학교 강사이자 난향초등학교 학부모회 부회장인 회원은 “그동안은 우리나라에서 투명페트병을 분리 배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에서 재활용 투명페트병을 수입해 고급 원사를 만들어왔다”며, “재활용선별장에서는 우리가 혼합 배출한 투명페트병이 이물질도 있고 성질이 다른 플라스틱류와 혼합되어 있어 20% 정도만 선별하여 재활용되고 있는 실정이었다”고 지적했다.
김지현 관악산휴먼시아아파트 카페 운영자인 회원은 “주민들이 그동안 몰라서 쓰레기로 알고 버렸는데 쓰레기기 아니라 고급 원료라는 사실을 알게 돼 찾아오게 되었다고 한다”며, “아파트에서도 제대로 투명페트병과 우유팩을 분리배출하고 수거하여 자원화 시키면 영향력이 클 것 같다”고 제안했다.
▲자원봉사를 통해 자원순화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에너지 반딧불 및 원더플 난곡 회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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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청에 자원순환 지원 요청
회원들은 자원순환활동이 지속가능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난곡난향도시재생사업이 오는 2022년 종료 예정으로 공모사업에 더 이상 참여할 수 없어 사업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김숙희 코디네이터는 “주민 자원봉사로 진행하고 있는 자원순환활동이 단기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관악구청에서 종량제봉투와 화장지 등을 지원해줄 것을 바란다”고 요청했다.
김정현 회원은 “주민들이 직접 자발적으로 나서서 봉사하는 만큼 구청에서 힘을 실어주었으면 좋겠다”며, “재활용품을 보관하고, 수거하고, 연계하는데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김지현 회원은 “난곡동에서 시작된 주민주도의 자원순환활동이 전체 동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관악구청이 나설 것”을 제안하고, “관악구 전 지역 주민주도 자원순환활동으로 쓰레기도 줄이고, 선별비용도 줄이고, 재활용률도 높여 관악구가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복열 기자
재창간 38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