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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의를 기다리며
(안영혁의 힐링칼럼)
기사입력  2021/07/22 [19:08] 최종편집   

 

▲ 안영혁 예본교회목사관악사회복지이사총신대학교교수

 

(안영혁의 힐링칼럼)

인의를 기다리며

 

당 태종이 가졌던 정치 행위의 요체를 담은 정관정요 인의편에 이런 글이 실려 있다 한다. ‘임심즉조서 수광즉어유 인의적즉물자귀지’(林深則鳥棲 水廣則魚遊 仁義積則物自歸之). 산이 깊으면 새들이 깃들고, 물이 많으면 물고기가 놀며, 인의가 쌓이면 만물이 스스로 의지하여 온다.

 

 

이 웬 꼰대 같은 글귀인가? 그래도 날마다 뉴스가 대선 후보 지지도로 쉴 날이 없으니, 이런 때에 꼭 나누어 볼 말인 것 같다. 사람이 성공도 하고 실패도 하고, 혹은 삶에 후회를 하기도 하고 큰 실수가 없어 다행이라 여기기도 한다. 그럴 때 생각하게 되는 말이다. 내 주변에 뭔가 내 덕분에 쉬고 있는 사람이 좀 있나 하고 둘러보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목사이니 오죽 더 그렇겠는가? 하늘 보고 침 뱉기로 자꾸 너나 잘하세요그 말이 떠올라 오지만, 그래도 이것을 대통령 선거에 결부시켜보고 싶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조국 전 장관이 참 아까웠다. 그는 아마 기독교인은 아니었다. 가지가지 없는 것 없이 다 갖춘 사람이 자식까지 빈틈없이 성공시키려고 노력 좀 했는데, 그것이 빌미가 되어 실제 저지른 것 이상으로 비난을 받고 아내가 감옥살이까지 하게 되었다. 아깝다는 것은 정말 한국 민주주의를 진정한 법치에 올려놓을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이미 그 광휘를 다 잃어버린 것 아닌가 해서다.

 

 

그 법석을 한 뒤에 그를 그렇게 실제 이상으로 망가뜨린 사람이 떡 하니 대선후보로 나오고 제일 크다는 야당이 그의 입당을 학수고대한단다. 세상이 정말 이래도 되는 건가? 보수 야당이 대통령 후보를 내야 하는 현실이 있기는 하지만, 국가의 만사가 걸려 있는 대통령을 뽑으려는 마당에 이런 사람이 나오고, 또 그를 환영하는 사람이 있고, 그것도 국가정치의 한쪽 면을 대변하는 당이 목마르게 그를 기다린다니. 여기에는 정말 인간다움이 있는 것인가? 당신이 정치를 몰라서 그래! 정치는 원래 그런 거야! 다른 사람들 생각을 바꾸려고 하지 말고 당신 생각을 바꿔야 해! 그런 말이 귀에 쟁쟁히 들려온다. 그래서 요즘 민심은 그렇게 해도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말 필자는 이런 사회가 힘겹다. 영국의 철학자 토마스 홉스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상태라는 말을 할 때는 그렇기 때문에 국가를 잘 경영해서, 이런 투쟁상태를 벗어나라는 말이었지 투쟁상태를 정당화하는 말은 아니었다. 그리고 국가의 통치를 맡길 사람을 뽑는 것인데, 이런 사람을 용납하고, 그 정도 강단이 있는 사람이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이 사회가 정말 견뎌내기 힘들다. 정치가들은 민심이 천심이라고 늘 인정을 하기는 하지만, 정말 그런지 늘 사회의 어려움은 국민들의 선택이 잘못되었을 때였다는 터무니없는 생각도 해 본다.

 

오늘에 와서 옛 당나라 황제 그것도 우리나라를 먹지 못해서 안달이 났던 황제 이야기를 교훈처럼 하려니 어이가 없기는 하지만, 그 말 몇 마디는 참 훌륭하다. 숲이 깊든지, 물이 많든지 그런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그래서 사람이라면 인자함과 의로움을 쌓으면 거기에 모든 것이 모여드는 것이라는데, 국민들이 오히려 이런 숲과 이런 물과 이런 인자함과 의로움을 기다릴 수 있으면 좋겠다. 여기에 맞는 사람을 뽑고, 또 국민들 스스로가 자신을 그렇게 한번 돌아보면 좋겠다. 내가 이렇게 있어서 내 그늘에 와서 쉬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는지. 사람을 헤아릴 입장이 아니라면, 내가 정말 그렇게 인의를 구하고 있는지. 대통령 선거를 빌미로 인격수양 한 번 하면 좋겠다!

 

구약성경에도 그런 장면이 있다. 나쁜 짓 하고 재산을 불려놓고는 하나님 주시는 복까지 받아 챙길 욕심으로 나름 부지런히 제사를 지내는 사람들을 향해서 하나님이 너희 그 제사 지내는 고기 연기에 내가 물렸다고, 이제부터는 제사를 그렇게 연기 피우면서 하지 말고 세상 가운데서 인의를 행하는 것으로 대신하라고 하셨다. 이 말은 인의라는 것이 종교적 의미마저 가진다는 뜻이다. 세상이 태평성세라면 맑은 눈망울로 신비한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 신자들의 삶이지만, 세상이 흉흉할 때는 오히려 정의를 제물로 가져오라고 하나님께서 그렇게 다 말씀을 하셨다.

 

 

이 글이 정치적으로 너무 편향적일까봐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그런 편들기를 하려고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지금 21세기에 매우 민주화된 세상을 살아보려고 애쓰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거라고 그렇게 믿고 싶은데, 가장 중요한 정치행위를 해야 하는 때에 우리의 규율이나 염치 같은 것이 적절한 자리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여 걱정스럽다. 우리가 왜 이러고 있는 거지? 그러면서도 믿는다. 숲이 깊든지 물이 많든지, 인의를 품은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안영혁(예본교회목사관악사회복지이사총신대학교교수)

재창간 3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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