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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어떻게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가
기사입력  2021/05/26 [18:30] 최종편집   

 

▲관악저널 회장

 

(권영출의 칼럼)

권력은 어떻게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미치다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정신에 이상이 생겨 말과 행동이 보통 사람과 다르게 된다.’이다. 순서적으로 보면 먼저 정신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말과 행동이 보통 사람과 다르게 된다. 즉 상식과 보편성에 비추어 볼 때, 말과 행동이 용인할 수 있는 경계선을 넘어갔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런 현상은 고금(古今)을 가리지 않고 일어났던 현상인 듯하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였던 피타쿠스도 권력의 자리에 올랐을 때 인간 됨됨이가 드러난다.’라고 했다.

 

또한 미국의 16대 대통령이었던 링컨도 어떤 사람의 인간 됨됨이를 알고 싶다면 그에게 권력을 주어보라.’라는 말을 했다. 우리 주변에서도 저 사람 안 그랬는데 권력을 맛보더니 바뀌었네...’라는 평가를 받는 사람이 한두 명은 있을 것이다. 가수 안치환도 아이러니라는 노랫말에서 일 푼의 깜냥도 아닌 것이 / 눈 어둔 권력에 알랑대니 / 콩고물의 완장을 차셨네.’라고 꼬집었다. 과거 고등학교 시절에 규율부완장의 위력이 대단했던 기억이 새롭다.

 

이렇게 코딱지처럼 보잘 것 없는 권력이라도 주어지면 사람이 변하는 것을 보아왔다. 왜 멀쩡하던 사람이 권력을 가지게 되면, 특별히 그 권력이 크고 지속적일수록 사고와 정신에 이상이 생기게 되는 것일까? 철학자 니체의 진단에 의하면 권력은 오직 더 많은 권력을 가질 때만 만족을 준다.’라고 했다.

 

그래서 결국 권력을 가진 자는 더욱 강한 권력을 향해 돌진하게 된다. 처음에 권력을 가지면 온화하고 겸손하게 상대를 대하게 되는데, 그런 방식은 매우 비효율적이고 시간낭비라는 것을 곧 깨닫게 된다. 즉 조금 건방지고 거들먹거리는 것이, 오히려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점차 그 강도가 커지게 되면서 습관화된다. 독선과 오만이 오히려 신속하게 빠른 일처리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을 뇌가 습득하기 시작하면서, 뇌의 알고리즘이 바뀌게 된다.

 

권력자의 뇌를 회복시킬 수 있는 힘은 국민에게 있다.

 

국정감사장에서 공무원을 향해서 질문할 때, 국회의원들은 갑중의 갑으로 변한다. 질문하는 어투와 자세가 평소 지역구 주민을 만날 때와는 딴판으로 바뀐다. 구경꾼으로 바라봐도 독선과 아집, 교만함이 철철 넘치는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큰 틀에서 보면, 국감장에 나온 공무원도 그에게 대표권을 위임한 국민의 한 사람이다.

 

그들은 마치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나오는 인간은 다정하게 대해주기 보다는 짓밟아 뭉개버려야 한다. 왜냐하면 사소한 피해에 대해서는 보복하려고 하지만, 엄청난 피해에 대해서는 감히 보복할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실천하려는 듯이 보인다. 그들도 한때, 폭압적인 정권을 상대로 싸우면서 온갖 수모와 불이익을 온 몸으로 체험했을 것이다. 그래서 누구보다 약자의 억울함과 권력의 폭력성을 생생하게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저주했던 상대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 이것은 자신의 통제력을 벗어난 뇌라는 영역에서 형성된다. 거기에 독선과 오만의 옷을 덧입으면서 내로남불의 화산으로 변하는 경우도 생긴다.

 

결국 이러한 괴이한 질병을 해결하는 키를 쥔 쪽은 국민이다. 멀쩡하던 사람의 뇌를 바꾸는 권력의 줄을 끊어버리지 않으면 치유되지 못한다. 영국의 사상가 토머스 홉스는 권력을 쉬지 않고 추구하는 것이 인간의 일반적인 경향이며, 이런 권력 욕구는 오직 죽어서만 멈춘다.’라고 했다.

 

 

민주주의 국가에 투표라는 제도가 있다는 것은 권력병에 걸린 사람들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처방이다. 지방자치단체장3선 제한을 법으로 규정했을 때, 많은 국민들이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따라서 더 큰 권력인 국회의원들이 3선을 넘어 5, 7선을 하는 것은 권력욕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결코 권력 욕구의 집착을 스스로 멈추는 일은 죽기 전엔 불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이것을 인위적으로 가능하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선거다. 아무리 유능하다 해도 계속 당선되어 더 큰 권력을 쥐면 반드시 부패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믿었던 민주화 운동의 투사들조차 권력에 취해 타락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어떤 인간도 완전할 수 없기 때문에, 적절한 때에 바꾸어야 한다.

 

우리 역사에서 그나마 성군(聖君)으로 떠받드는 세종대왕조차 1420수령고소금지법을 만들었는데, 요지는 일반 백성들이 관찰사나 수령을 고소하는 것을 금지하는 제도였다. 이 법은 조선이 멸망할 때까지 존속되었는데, 여러 변수가 있었다 해도 요즘 시각으로 보면 전형적인 악법을 만든 주인공이 된 것이다. 또한 후대 역사가들에 의해 왕의 중요한 책무인 대권 전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점을 중요한 실책으로 지적한다.

 

그 결과 사후 5년 뒤, 커다란 정치적 격변을 불러오게 했다. 훌륭한 지도자를 존경하고 따르는 것은 미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지지와 찬성은 결국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1870년 교황의 가르침은 무오류(無誤謬)하다고 카톨릭 1차 바티칸회의에서 선포했던 적이 있다. 따라서 만약 교황의 결정 무오성을 부인하는 자가 있다면 이단으로 규정했다. 이로 인해 중세는 얼마나 깊은 암흑에 빠졌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이단으로 처형되었는지 역사가 보여준다.

 

그래서 자신의 결정이나 판단이 완전하다고 주장하는 자는 하나님이거나 사기꾼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한 인간을 향한 지지가 종교적 차원으로 전이되면 반드시 부작용이 생긴다. 이미 수많은 사이비교주들의 부도덕성과 범죄가 증명해주고 있다. 어떤 인간도 법 앞에서 평등해야 하며, 위임받은 권한을 남용하거나 개인의 이익에 결부시켜서도 안된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에서 25세부터 31세까지 청년층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60.8%(2020년 기준)2위이다. 선진국을 통틀어서 보더라도 최상위권에 속하는 지적능력을 가졌으므로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처럼, 한 개인이나 특정 집단이 절대 권력에 이르지 못하도록 제어하고 통제할 책임이 국민에게 있다.

 

이번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재보선 선거를 통해서 권력을 줄 수도 뺏을 수도 있는 힘이 국민에게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력에 취해서 국민들의 여망을 무시한다면, 권력이 누구에게서 나오는지 선거를 통해 똑똑히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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