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저널

호별보기 로그인 회원가입
행정
개인정보취급방침
회사소개
광고/제휴 안내
기사제보
행정 >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카카오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2011년 구성된 평균연령 70대 독서동아리 ‘초수회’
기사입력  2021/03/16 [16:48] 최종편집   

 

▲초수회 회원들


관악구 독서토론활동 독서동아리: 초수회

2011년 구성된 평균연령 70대 독서동아리 초수회

 

D권역인 난향동, 대학동, 삼성동에서 가장 오래된 독서동아리 <초수회>는 지난 2011년 부족한 인성을 갈고 닦아 보완하겠다는 뜻을 담아 9명으로 구성됐다.

 

<초수회> 구성원은 60~80대 연령으로 관악중앙도서관 독서동아리방에서 한 달에 2차례 독서토론을 진행하여 왔으나 코로나19로 대면활동이 어려워져 현재 독서토론활동이 중지된 상태이다.

 

 

그러나 D권역에서 가장 오래된 독서동아리이자 고연령 중심으로 10년간 운영해온 모범적인 독서동아리 사례를 구민들과 공유하고자 <초수회> 회원 정재홍님이 카페에 올린 독서토론 내용을 유종순 이긂이가 찾아냈다.

 

 

다음은 <초수회>가 회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08>에 실린 고부갈등을 소재로 한 이혜경의 '그집앞'을 읽고 토론한 내용을 줄여서 게재한 것이다.

 

배석준님 : 문체가 촘촘하고 정교했어요. 그런데 제목이 왜 '그집앞'이어야 하는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연수대표님 : 묘사가 실제적이고 우리 어릴 때 분위기가 책 안에 잘 스며 있어요. 문체가 최명희 씨의 <혼불>과 비슷해요.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남모를 상처가 있다'는 것 같아요. 정육점 집 딸 수자, 의족을 가진 순정언니, 소실의 딸, 청각을 잃어가는 남편 등등 모두 상처를 지니고 살아가요.

 

최문정님 : 여자 심정을 잘 묘사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심리 상태의 묘사를 어떻게 이렇게 잘할 수 있는지 참 멋졌어요. 첩의 자식이었다는 것은 평생 내놓고 얘기할 수 없는 큰 아픔이겠지요. 요새는 그게 무슨 대수냐 하겠지만 당당할 수는 없겠지요. 같은 아픔을 가진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감싼 것이 아니라 더 큰 구박을 하다니.. 소실의 딸이라는 것은 평생을 두고 따라다니는 상처였을 텐데 말이지요.

 

강신복님 : 개개인은 나름대로 소설같은 비밀, 슬픔, 상처를 지니고 살아가는 것 같아요. 딸 둘만 낳은 외숙모가 여자를 들여 아들을 셋을 보았어요. 그 아들들을 자신의 호적에 올렸고 98세로 돌아가실 때까지 아들들이 어머니라고 부르며 효도했어요. 그분이 참 지혜롭다는 생각을 했어요. 자기가 낳은 자식도 아닌데 잘 길렀고, 씨받이로 들어온 여자의 삶 역시 자신의 삶이라고 생각됩니다.

 

최문정님 : 외숙모의 그것을 왜 지혜로 봐야 할까요? 남자 위주의 사고이자 길들여진 여자의 시각 아닌가요? 또 씨받이 여자의 경우에도 생존이 첫째라면 도둑질을 해서라도 먹고 살아야지. 자기가 살아야 한다는 핑계를 대면서 그런 삶을 택한 것 아닌가요?

 

이원숙님 : 살기 위한 지혜같은 것 아닐까요? 여자를 들여 낳았다 하더라도 내새끼는 내새끼일 것 같아요. 아들들도 작은 엄마는 자신들을 낳아준 생모지만 사회적으로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 큰엄마를 엄마로 부르며 살았을 것 같아요. 이 소설에서 갈등이 해결되는 것은 남편이 어머니도 소실의 딸이라는 사실을 말했기 때문이예요.

 

김명희님 : 왜 남편의 귀를 닫게 하는가 생각해 봤어요. 남편도 여자와 동일하게 아니, 왜 더욱 아프고 상처있는 인간으로 묘사했을까요? 남편의 귀가 멀어진 것은 아마도 여자에게 흙탕물 가라앉히는 시간 속에서 용해되어 가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라는 계기를 주는 것 같아요. 그만큼 누구나 정신적인 문제로 고통당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지요.

 

최문정님 : 남편이 귀가 먹는 것은 더욱 절망적인 상황을 나타내기 위함이에요. 지금까지는 감정적인 사치였다는 것이지요. 소설의 끝에 '다시 살아내리라' 라는 말을 하게 되지요.

 

배석준님 : 남편의 귀가 먼 것은 그다지 큰 충격일 것 같지 않아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몸이 한두 군데 나빠지는 것은 감수할만한 일인 것 같고 혹시 눈이 멀어간다면 모를까. 남편의 귀를 멀게 한 것은 어딘지 모르게 맞지 않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정재홍님 : 아마도 남편과의 대화로 갈등을 풀어보자는 이유일거에요. 귀가 먹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치명적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 어머니께서 연로하셔서 귀가 먹었는데 미사 시간에 목소리 작은 신부님을 싫어하셔요.

 

한창희님 : 이 소설은 픽션이라기보다는 논픽션이에요. 흑백다큐를 보는 것 같아요. 설정은 남편 귀가 멀어지는 것인데 커다란 임팩트는 없어요. 작가가 의도했던 것만큼 호소력이 강하지 않아요. 문장력은 좋지만 너무 일상적이고 감동을 덜 주고 있어요.

 

이연수대표님 : ‘학교의 버즘나무가 내 등을 밀었다면 감나무는 나를 맞는다.’, ‘사랑은, 다 만든 인형같은 것이다. 만들 때는 이리저리 설레고 꿈을 꾸는 듯하지만, 일단 형태를 갖추고 나면 인형은 독자적인 생명을 주장하는 것이다.’라는 문장은 참 좋았어요.

 

정재홍 정리

재창간 378호

 

 

ⓒ 관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트위터 미투데이 미투데이 페이스북 페이스북 요즘 요즘 공감 공감 카카오톡 카카오톡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 목
내 용
주간베스트 TOP10
  개인정보취급방침회사소개 광고/제휴 안내기사제보보도자료기사검색
서울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144길 35 대표전화 : 02-889-4404ㅣ 팩스 : 02-889-5614
Copyright ⓒ 2013 관악저널.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linuxwave.net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