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문일답도 못하는 구의원은 스스로의 역할을 포기한 것이다
관악구의회는 의원발의를 통해, 2011년 조례를 개정하고 의원과 담당자간에 일문일답식 질의 방식을 도입했다. 도입될 당시에도 이미 구의원이 철저하게 조사하고 날카롭게 파고들면서 논리적으로 질문하지 못할 경우,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는 국·과장의 상대가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국회의원과 같이 일문입답식 질의를 통해, 의원들의 능력과 자질이 향상되고 의정활동의 역동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국, 과장과 질의답변을 이어가는 동안, 제3자가 보아도 한심할 정도의 질문을 하는 것을 보아야 했고, 결국 자신의 무능함만을 드러내며 끝내는 구의원들이 많았다. 수십 년 그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공무원을 상대하려면, 사전에 충분한 자료 조사와 논리를 갖추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저 갑의 위치를 즐기는 수준에 머물렀던 것이다.
결국 10여년이 흐르는 동안, 구의원들은 일문일답식 질의에 부담을 느끼고 입을 다무는 역효과가 나타났다. 해봐야 자신의 무능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은 일문일답을 기피하는 것이다. 의회 의사록을 보면 명백히 드러나고, 지난주 관악저널의 1면 기사가 생생한 증거다. 매우 부끄럽고 얼굴이 뜨거워지는 관악구 지방의회의 현주소다. 지방자치가 부활된 지 30여년이 흘렀지만, 지방의원들의 실력과 자질은 반대로 후퇴하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정당에서조차 지방의원들의 자질향상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민주당 소속으로 젊은 의원들이 대거 출사하여 기대했지만, 전혀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못했다. 지방자치는 주민을 위해 부활했지만, 정작 지방의원들은 주민들의 대표가 될 뜻이 없는 듯하다. 지금이라도 지방자치 존속여부를 놓고 투표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가? 10년 전 구의회에서 ‘관악구의회 회의규칙’을 개정하면서 도입했던 취지를 기억하고, 실제로 ‘연구하는 의원’의 날카로운 질의 장면이 지역의 핫뉴스가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