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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여행> 베네사 메이, 고전음악의 이단아
신들린 듯 화려한 연주와 깜찍한 몸놀림에 무한 갈채를 보내
기사입력  2003/11/26 [17:04] 최종편집   
'사자의 도시'라는 뜻을 가진 싱가폴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 영국으로 이주해 풍부한 예술적 감각을 익히게 된 베네사 메이(Vanessa Mea 23)는 새 아버지의 권유로 시작하게 된 탁월한 바이얼린 솜씨로 일찌기 바이얼린의 요정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고전음악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기교와 해석의 난이도가 높은 탓에 성인들도 어렵다는 차이콥스키와 베토벤 바이얼린 협주곡을 불과 16살에 레코딩하여 음반으로 발매된 기록은 아직도 최연소 기록으로 남아있을 정도로 신동의 기질을 보인 일도 그렇거니와 고전음악의 연주에 있어 보수적이기 이를 데 없는 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동양출신의 열 살바기 소녀가 연주하는 바이얼린을 위해 협연을 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녀의 천재성은 더 이상의 부연설명이 필요치 않다고 할 수 있겠다.



고전의 온상 속에 머물던 그녀가 대중의 무대 앞으로 나서자 부와 명성은 기다렸다는 듯 그녀에게 달려갔고 환호하는 관중은 그녀에게 커다란 힘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A. 비발디의 『여름』중에서 폭풍이 몰아치듯 거칠고도 현란하기 그지없는 최근 발표곡 Storm(폭풍), 부르흐의 스코틀랜드 환상곡을 편곡한 I'm A Doun의 환상적 코러스를 뒤로하면서 울려 퍼지는, 아름다우면서도 비애감마저 흐르는 여성적 음색은 팬들이 왜 그토록 그녀의 연주에 집착하는가 하는 문제를 이해하기에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도나 서머의 I Feel Love도 그녀가 부르면 새롭게 들릴 정도로 자신과 대중에게서 서로 필요한 부분을 충분히 주고받는 재주도 지녔다.



95년부터 'RED HOT TOUR'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세계 순회공연은 2년이나 계속되었지만 홍콩반환 기념공연에 참가해 초대형 오케스트라와 수백 명이 넘는 단원들과 함께 펼치던 기념무대는 중국역사의 한 장(章)으로 기록되어 있을 정도이다.



사실 지난 95년에 그녀가 매우 고혹적 악기인 바이얼린의 전통적인 울타리를 박차고 도발적이고도 자극적인 음색을 가진 전자 바이얼린을 들고 'J.S.바흐'의 '토카타와 푸가'를 발표하면서 토카타의 서곡과도 같이 화려하게 '퓨전 테크노'의 서막을 열었을 때 그때까지만 해도 전기기타와는 달리 바이얼린이라는 악기에 대한 보수적 입장을 가지고 있던 클라식 매니아들이 전자 바이얼린에서 느꼈던 당혹스러움은 짐작할 만도 하지만 이것이 고전에 대한 율법을 거스르는 이단(異端)적 행동이었다면 이미 양립할 수밖에 없는 고전과 테크노의 루비콘 강을 건너버린 그녀의 경악할만한 음악적 변신을 그저 상업주의로만 치부할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그녀의 신들린 듯 화려한 연주와 깜찍한 몸놀림에 무한 갈채를 보내는 팬들의 몫이 아닌가 한다.



"바이얼린 연주는 아름다움과 신비함으로 사람들의 정서를 환기시키는 등 인간반응을 자극한다. 바이얼린 연주는 언제나 내게 기쁨을 주었으며 다행한 일은 내게 행운이 주어져 연주를 계속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이 보내는 비난과 찬사의 시선 역시 잘 알고 있다. 음악의 영역에 꼭 금을 그어 구획화 하기보다 다만 즐겁게 들으며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본다." 깜찍한 말이다. 하지만 사족을 하나 달자. 만약 그녀가 한국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었다면? 바이얼린 학원 원장? 아님 음대 시간강사? 미성년자니 아직 멀었다?



아무리 예술적인 정서가 싹트고 자라기에는 너무 척박한 땅이라고는 하지만 언제 돌이 날아올지 모르니 그만 하자. 어쨌든 베네사 메이. 10%의 천재성보다는 90%의 피나는 노력 앞에선 행운도 비켜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는 귀엽고 사랑스런 이름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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