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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관악산철쭉제 평가 및 제안(2)
기사입력  2007/04/30 [00:00] 최종편집   

우리의 것이 빠져버린 퓨전 축제
‘관악’과 ‘철쭉’ 브랜드를 살리는 축제로 기획돼야

화창하게 맑은 봄 날씨로 인해 관악산을 등반하기 위해 찾아온 이웃동네 주민들도 발길을 멈추고 철쭉제를 둘러보았다. 이런 축제 때 함께 참여하는 여러 단체들의 이벤트도 눈길을 사로잡는데 그 중에 페이스페인팅을 해주는 곳에서는 어린아이들이 다소곳이 앉아서 ‘페인팅’이 되는 것을 기다리는 장면이 앙증스러웠고, 짚으로 신발이나 생활용품, 생활소품을 만들어보는 코너에도 관심어린 발걸음이 멈추는 것을 보았다. 또한 버려진 나무 조각을 잘 이용하여 다양한 형태의 곤충들을 만드는 코너에서도 어린아이들의 참여도가 높았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아무래도 건강에 관심이 높으신지 당뇨, 혈압 등을 측정해주고 상담해 주는 코너에 길게 줄을 서 계셨다.

그러나 선거법 관련하여 음식을 무상으로 제공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일리가 있었지만, 27개동의 천막을 한쪽 구석으로 몰아서 다닥다닥 붙여놓는 바람에 정작 할머니, 할아버지와 같은 노약자들은 골목길 같은 통로를 통해 당신들의 소속 천막을 찾기도 어려웠고, 정작 찾아왔더라도 편히 앉아서 국수 한 그릇을 먹기에도 불편했다. 이 구석 저 구석을 찾아서 돗자리를 깔아보지만, 제대로 앉을 수 없도록 비좁아서 엉거주춤 엉덩이를 땅에 붙이고 비빔밥을 먹는 분들을 많이 목격하게 되었다. 차라리, 관악산 입구 쪽의 장소는 의외로 헐렁했는데, 적당히 분산시켰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을 방문하여 지역 축제에 참석해 본 사람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것은, 과연 일본다운 축제, 일본의 지방적 특색을 잘 살린 축제라는 감탄사를 보내게 된다. 기회가 되면 다시 와서 다른 축제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오늘 관악문화원이 주관한 ‘철쭉제’는 ‘관악산제’라는 행사를 제외하면 ‘관악’과 ‘철쭉’이라는 브랜드를 전혀 살리지 못한 축제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관악구 철쭉제에 오지 않았더라면 볼 수 없고, 체험할 수 없는 ‘우리만의 문화’를 전혀 살려내지 못했다. 작년이나 올해나 무엇이 다른지 차별화가 되지 않았고, 연례적으로 치루는 행사의 하나 정도로 기획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번 기회에 ‘관악구’에 대한 역사적 자료관을 만들어, 지리적 문화적 특성 그리고 이 지역 출신의 위인들에 관한 자료, 관악의 변천사 등을 알 수 있도록 꾸몄다면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관악산을 찾아왔던 손님들에게 관악을 새롭게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것으로 본다.

철쭉과 진달래를 이용한 음식이나 술, 또는 관악산의 철쭉을 소재로 한 사진 전시회, 철쭉이 아름다운 우리 동네 등 ‘철쭉제’답게 관련된 행사를 기획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부족했다고 보여 진다. 무대 행사 중 초대공연 순서 등을 통해 ‘관악구’의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첨가하지 못한 부분도 아쉬웠다. 오늘처럼 관악구 주민이 많이 모이는 날에 ‘관악구’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느낄 수 있는 문화행사가 기획되지 못한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사회자의 맨트에서도 나왔지만, 내빈 소개를 그렇게 길게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철쭉제의 주인공이 누구인가? 언제까지 구습(口習)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내빈 모시기’에 급급한 행사를 진행할 것인가?

이제 남녀노소, 대한민국 사람이 가장 즐겨 찾는 곳이 노래방이라고 하지만, 철쭉제와 같은 구민행사에까지 노래자랑 경연대회를 하는 것이 씁쓸하게 느껴지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일까 ? 엄마 아빠 손을 잡고 행사장을 찾아온 아이들의 눈에 ‘어른들의 축제’가 어떻게 비추어질까? 과거처럼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아무대서나 소변을 누었던 ‘그 분들’의 모습은 사라졌다. 비교적 차분하고 동별로 준비한 음식도 알뜰하게 간수하여 버려지는 쓰레기의 양도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참여하는 주민들의 태도와 의식은 과거보다 훨씬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프로그램의 아이디어와 질은 여전히 과거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적 기사를 쓰게 되어 마음이 아프다.

권영출 본지고문
2007 4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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