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감찬축제 기획특집: 2023 관악 강감찬 축제 평가 및 대안
관악구 대표축제 ‘강감찬 축제’에 대한 제언
강감찬축제의 자부심이자 볼거리인 21개동 주민들의 ‘전승행렬 퍼레이드’ 재개해야
장소 한곳으로 집중시키고, 차 없는 낙성대로 및 낙성대공원 일대로 축제장소 확장
2023 관악강감찬축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는 자체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관악구의 대표축제 위상에 걸맞은 객관적 평가와 대안 모색이 요구되고 있다.
2023년 강감찬축제는 장소를 낙성대공원부터 별빛내린천까지 확장시키고, 강감찬 퍼레이드 대신 별빛내린천에 21개동 부스를 설치해 퍼레이드 연출을 시도했다. 아울러 메인공연을 저녁시간대로 집중 배치해 저녁 축제로 전환시키고, 주제공연에 ‘토크쇼’를 배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가 모두 성공적으로 평가되지는 않는다. 축제장소 이원화가 축제를 분산시켰고, 21개동 부스 설치는 협소하여 퍼레이드로 연상되지 않았다. 본행사 메인무대는 저녁 7시가 넘도록 비어있어 볼거리가 충분하지 않았다. 주제공연에 연이은 살풀이 공연은 너무 정적이었고, 일부 공연은 본행사 메인무대 위상에 어울리지 않았다. 드론쇼는 대형 스크린으로 가려져 일부 위치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고, 너무 짧게 끝났다.
2023 강감찬축제는 전국 축제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엿보였던 2019 강감찬축제의 프로그램과 운영방식을 소환하고 있다.
장소 일원화 및 확장 필요
축제는 일단 떠들썩하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야 되고, 볼거리가 많아야 되며, 재밌어야 되고, 즐거워야 한다. 동네 지인들과의 만남도, 저렴하고 맛있는 먹거리도 있어야 한다.
2023년 강감찬축제는 메인공연이 있었던 저녁시간대를 제외하면 낮 시간대의 축제 장소는 과거처럼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거나 떠들썩하지 않았다. 축제장소가 이원화되고, 메인행사도 분산되면서 축제의 집중력과 통일성이 떨어졌다.
무엇보다 21개 동 주민들이 운영하는 부스 ‘관악 퍼레이드21’를 축제 전야제인 13일(금) 별빛내린천에 설치하여 축제 본행사인 14일(토) 낙성대공원에서는 동 단위의 주민 참여를 찾아볼 수 없었다.
축제장소를 이원화시키고, 주민참여를 분산시켜 낮 시간대에는 축제다운 활력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따라서 축제장소를 일원화시키고 주민참여를 한 곳으로 집중시킬 필요가 제기된다.
그러나 강감찬축제 메인장소로 사용되고 있는 낙성대공원은 주민들 참여를 집중시키기에는 너무나 협소하기 때문에 낙성대공원 일대로 확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2019년 강감찬축제처럼 ‘낙성대로’ 교통을 통제하여 차 없는 거리까지 축제장소를 확장해 관악구 대표축제를 제대로 기획해야 된다.
또한, 2019년 축제처럼 낙성대공원 건너편 구 영어마을 일대, 공원 위쪽 과학전시관까지 확장하고, 더 나아가 구민운동장까지 활용해 낙성대공원 일대를 강감찬축제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 다만, 인근 주민 불편을 감안하여 본행사가 있는 하루만 장소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
특히 축제 본행사에 모든 메인프로그램과 주민참여를 집중 배치할 필요가 있다. 강감찬 퍼레이드를 오후 시간대로 옮겨 메인프로그램과 연속 운영될 수 있도록 배치해 오후부터 저녁까지 모든 화력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좋은 프로그램 유지해야
강감찬축제 프로그램과 운영방식이 자주 바뀌는 것은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올해보다 지난해 프로그램이 더 우수했고, 지난해보다 2019년이 더 우수했다는 평가다.
매년 프로그램과 운영방식을 바꾸기 보다는 동일한 기획으로 통일성 있게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범적으로 평가되는 2019년 강감찬 축제를 기준 삼아 장소, 조직, 운영방식, 프로그램을 통일성 있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강감찬축제의 자부심이자 전국 최초로 주민들이 직접 만들고 참여하는 창의적인 ‘전승행렬 퍼레이드’는 다시 재개되어야 한다. 2022년에는 수해피해 주민들을 이유로, 2023년에는 안전을 이유로 퍼레이드가 진행되지 못했다.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재개 가능할 것이다.
다만, 각 동 주민들이 오랜 시간 기획하고 준비하는 창의적인 ‘강감찬 퍼레이드’는 보다 많은 구민들, 시민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오후 시간대로 조정이 필요하다.
강감찬축제는 퍼레이드만 아니라 ‘자치회관 프로그램 발표회’ 역시 많은 주민들이 조직적으로 참여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1년간 갈고 닦은 실력을 많은 구민들 앞에서 발표하면서 공연하는 사람들도 관람하는 사람들도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2019년 ‘1000인 구민합창단’ 역시 다양한 구민들이 함께 호흡을 맞추며 축제에 참여하여 높은 호응을 받은 프로그램이다. 축제연도가 늘어나는 만큼 합창단 숫자를 늘리면 된다.
‘강감찬가요제’ 역시 구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노래할 뿐 아니라 ‘자치회관 프로그램 발표회’와 마찬가지로 출연자 가족과 지인까지 참여하여 응원하는 인기 많은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그러나 올해는 HCN 주관으로 운영해 본행사 메인프로그램에서 밀려나 전야제로 분산되었다.
다양한 주민조직 결합 필요
2023년 강감찬축제는 가족단위 주민들이 대거 참여했지만 예년과 다르게 주민조직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2019 축제는 주민조직들이 대거 부스 운영에 참여해 각종 체험과 볼거리, 즐길거리를 선사했다. 부스 규모도 86개로 다채로운 부스 운영이 가능했다. 그러나 2023 축제에서 주민조직이 참여한 부스 운영은 ‘관악 퍼레이드 21’로 21개의 협소한 부스 운영에 불과했다.
강감찬축제 부스 운영은 관내 각종 단체와 학교, 기관 등 주민조직이 참여해야 된다. 관내에서 활동하는 조직과 기관, 모임, 활동가들이 퍼레이드, 무대공연, 부스 운영 등 강감찬축제와 결합해야 진정한 의미의 주민축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지역예술가들의 무대공연도 적극 유치해야 한다. 관악구 대표축제인 강감찬축제는 관내에서 활동하는 모든 주민조직이 총출동해야 한다.
한편, 각 동 주민들이 함께 모여 음식도 먹고 대화도 나누는 축제다운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동별 부스를 2019년처럼 과학전시관 등 별도의 공간에 설치할 필요가 있다.
먹거리 역시 푸드트럭만 아니라 2019년처럼 관내 단체나 인근 상인들이 참여하여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먹거리 장터를 별도의 공간에 조성해야한다. 구민들이 쾌적한 공간에서 지인들과 함께 저렴하고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된다.
이복열 기자
재창간 44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