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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의 나라는 어떻게 재난과 기후를 다루는가
■제9대 관악구의회 스페인 해외비교시찰 보고서 : 주무열 구의원
기사입력  2023/05/11 [16:15] 최종편집   

 리오공원, 우리나라로 치면 남부순환로를 지하화하고 공원을 조성한 것이다.

 

 

■제9대 관악구의회 스페인 해외비교시찰 보고서 : 주무열 구의원

협동조합의 나라는 어떻게 재난과 기후를 다루는가

 

지난 4월 10일부터 관악구의회는 8박 10일간의 일정으로 스페인으로 연수를 다녀왔다. 임춘수 의장, 정현일 운영위원장, 이종윤 행정재경위원장, 김순미 보건복지위원장, 임창빈 도시건설위원장을 필두로 구가환, 표태룡, 노광자, 이경관, 손숙희, 김연옥, 위성경, 최인호 의원에 연수 실무 총괄을 맡은 주무열 의원까지 총 14명의 의원 연수단이 꾸려졌다.

 

관악구의회는 지난해부터 쓰레기문제연구회를 발족하여 환경문제를 다루어왔고 올해 2023년도에는 기후위기연구회를 발족하여 환경, 기후, 재난 등을 다루고 있다. 그에 대한 연장선으로 소위 선진국이라 불리는 유럽은 어떻게 대응하는지, 그중에서도 특히 협동조합의 나라 스페인은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보기 위해 이번 연수를 기획했다. 기후위기의 대응은 그 특성상 시민의 광범위하고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한데 그러한 풍토는 협동조합이 발달한 스페인이 가장 잘 조성되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관악구의회 스페인연수팀은 해외에 출발하기 전부터 전문가를 초청해 그 나라에 가면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그 나라의 정치, 시민사회의 풍토는 어떻게 되는지를 공부했다. 출국 전부터 두 차례에 걸쳐 공부를 하고 그곳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올 것인지 의원들끼리 치열하게 토론했다. 외유성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일정은 모두 취소하고 전체적인 경로도 관광도시를 제외하여 동선을 새롭게 짰다. 관악구의회의 해외비교시찰이 그동안 전국적 우수사례로 언론에 많이 알려져 왔는데 그것은 의원들 스스로의 이러한 노력에 기반한다.

 

스페인 주요 시찰 보고

 

가장 먼저 방문했던 <TYPSA>는 마드리드에 있는 대심도빗물터널 설계사 그룹이다. 지난해 8월 8일 풍수피해를 크게 입었던 관악구를 기억하고 있는 의원들이 가장 먼저 들러보자고 한 곳이다. ‘포스트 루이스트’ 아시아·태평양 총괄과 ‘에우헤누’ 하수시설물 설계 총괄을 통해 스페인 현지의 이야기를 청취하고 질문했다.

 

지난해 관악구와 같은 풍수피해는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그룹의 사업에 대한 수요가 확실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하면서 그러나 지난해 관악구처럼 100년만의 풍수피해는 비용의 문제상 모두 대비할 순 없다고 했다. 마드리드의 경우 관악구와 다르게 대심도 빗물터널을 단순하게 배수만 아니라 빗물을 저장하고 다시 사용키 위한 저수조 역할도 하게 되는데 이는 현지의 지역적 특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동 중에 마드리드의 주요 간선도로를 지하화 한 후 공원을 조성한 <리오공원>을 둘러보았다. 만자나레스강의 치수기능을 회복하고 상습 정체구간을 우회하는 기능의 지하도로를 확충하면서 도로를 전체적으로 지하화한 것이다. 관악구로 치면 남부순환로를 지하화 하고 그 위에 공원을 조성하되 봉천천과 도림천을 생태 복원시키는 일이라고 볼 수 있겠다.

 

<리오공원>이 들어서면서 낙후되고 비활성화된 공간에 쇼핑센터가 들어서는 등 성공적인 도시재생사업이라고 일컬어지는데 서울의 도시재생 사업에 대해 떠올려 보게 된다. 지나치게 국소적인 면적에 진행되는 사업은 ‘사업하는 시늉’은 할 수 있지만 그 성과와 효용을 누리는 시민은 지나치게 한정적이게 되고 그에 따라 평가도 박하게 나올 수밖에 없지 않았나 싶다.

  관악구로 치면 과학전시관인 CAC 건물의 내부, 컨텐츠보다 규모로 관광객을 끌어들인다.

 


제3의 도시 발렌시아에서는 <CAC, 예술 과학 도시>를 견학했다. 내용은 관악구의 과학전시관과 큰 차이가 없거나 도리어 덜 창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뛰어난 외관과 압도적인 규모가 인상적이었다. 그 안의 컨텐츠와는 별도로 규모만으로 수천 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그 모양새만으로도 전 세계의 관광객을 불러모아 발렌시아 지역경제를 견인하고 있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산업구조를 일본과 비교하면 관광서비스 산업이 크게 성장할 여력이 있는데, 아직 우리나라 건축은 그 용도와 효용 중심에 매몰 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Som Energia, 민영화된 전력회사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 협동조합이 꾸려졌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평가는 정치에 따라 엇갈리기는 하지만 더 이상 탄소기반 자원으로는 지구가 버틸 수 없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정부차원에서 원자력을 중시한다든지 태양광을 중시한다든지의 차이가 있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크게 요동치는데 스페인에서는 재생에너지를 민간에서 협동조합 방식으로 다루고 있다. <Som Energia 협동조합>을 방문했다. 특이한 것은 이미 그곳에 가는 길에 있는 한 면이 모두 태양광패널로 되어있는 빌딩이 여럿 있었다는 것이다.

 

에너지 협동조합은 57개로 나누어진 8만여 명의 자발적 조합원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국가나 정부의 지원은 일절 없는 상태에서도 수익을 내고 그 수익을 다시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조합을 운영해오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5대 거대기업이 국가 전력의 95%를 판매하며 유럽에서 전기요금이 두 번째로 높은 스페인의 실정이 존재한다. 큰 고통을 자발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시민의 자발성이 모인 경우인데 어떤 면으로는 안타까운 생각도 하게 된다.

 

 

어떤 국가든지 정책에는 그 조성환경과 정치적 선택이 있다. 마드리드는 물이 부족해서 대심도 터널을 저수공간으로 활용하고, 바르셀로나는 비용이 비싸 재생에너지 협동조합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한편으로 대규모 비용을 들여 발렌시아에 CAC를 만들거나 마드리드의 간선도로를 지하화하고 공원화 하는 것에는 정치적 주장과 결단이 필요했을 거다.

 

관악구는 대부분의 경사지와 그 사이사이의 평지로 도시가 구성되어 있다. 풍수피해가 큰 것도, 주거비용이 싸서 저소득층이나 청년, 1인가구가 많은 것도 도시의 조성 환경 때문이다. 그러나 도림천을 복원했고 봉천천 복원계획을 세우는 것, 벤처밸리를 만들고 주요한 경전철을 만드는 것은 정치적 설득과 결단의 산물이다. 이번 연수를 기점으로 관악구의회 의원들이 보다 나은 관악구를 만들기 위해 한마음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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