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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기후변화, 티핑포인트(tipping point)(1)
(특별연재) 지구온난화 Global Warming(4)
기사입력  2014/05/12 [15:18] 최종편집   
(특별연재) 지구온난화 Global Warming(4)
급격한 기후변화, 티핑포인트(tipping point)(1)

지구의 기후는 티핑포인트를 앞두고 있다. 아니, 이미 지났을 수도 있다. 획기적인 전환점을 통과하게 되면, 되돌아오지 못한다. 그런데 우리는, 필요하면 언제든 자연을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한 믿음을 갖고 있는 듯하다. 뉴튼 역학은 지구에서 발사된 화성 탐사선이 수천만 킬로미터를 날아가 목적지에 정확히 도달하도록 그 경로를 완벽하게 계산할 수 있다.
 
근대의 과학혁명은 인류에게 물질 문명 뿐만 아니라, 인간이 자연보다 우월하다는 자신감도 선사한 것이다. 그러나, 기후 시스템은 우리의 근대적인 세계관과 다르게 작동한다. 비선형적이고, 불가역적이다. 대표적인 ‘복잡계’이며, 카오스적이다. 지구 기후는 티핑포인트를 넘어서면 롤러코스터처럼 급격히 변동한다. 이러한 일이 벌어지면 우리가 전혀 손을 쓸 수 없게 된다. 이번 회부터 몇 차례에 걸쳐 급격한 기후변화, 티핑포인트에 대하여 논의할 것이다.
 

▲ 2004년 개봉된 헐리웃 영화 ‘투모로우’의 한 장면. 이 영화는 대중들에게 지구의 기후가 혜성 충돌과 같은 외부적 충격이 없이도 급격히 변화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영화 투모로우

 
몇 년 전 미국에서 꽤 히트를 한 ‘투모로우’라는 헐리웃 영화가 있다. 한국에서도 흥행에 성공하였다. 이 영화는 ‘해양컨베이어벨트’가 고장날 경우에 닥칠 기후 재앙을 소재로 하고 있다. 이 영화의 스토리라인은 이렇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빙하가 녹는다, 차가운 해수가 북대서양으로부터 쏟아져 내리면서 멕시코 만류가 북상하는 것을 저지하고, 미국 동부와 서유럽의 대기 온도를 대폭 낮춘다, 지름 수 천 킬로미터의 한랭한 기단이 형성되어 미국과 유럽을 뒤덮고, 고기압의 기단은 차가운 강풍을 휘몰아친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작가의 상상력의 산물이 아니라, 과학자들이 ‘영거 드라이아스 이벤트’라고 부르는 급격한 기후변화 사건을 모델로 하고 있다. 
 
영거드라이아스 이벤트: '급격한 기후변화’의 상징 
 
지금으로부터 18,000년 전, 마지막 빙하 전성기 때에는 해수면이 지금보다 120m 정도 낮았고, 대륙빙상이 북유럽과 북아메리카 전역을 뒤덮고 있었다. 그로부터 6천 년 전까지 기후가 온화해지면서 빙상이 녹는 시기가 이어졌는데, 약 13,000년 전에 꽃샘추위처럼 급작스럽게 짧은 한랭기가 찾아온다. 이 사건을 영거드라이아스 이벤트라고 부른다.
 
드라이아스(Dryas)란 장미과 식물로서 담자리꽃나무라고 부른다. 북유럽을 뒤덮고 있던 페노스칸디나비아 빙상이 녹기 시작하자 빙하가 물러간 자리에 툰드라 식생이 나타났는데, 그 주인공이 드라이아스이다. 대륙빙하가 더욱 줄고 기후가 따뜻해지면서 툰드라는 점차 침엽수림으로 바뀌어 갔다. 그런데, 13,000년 전 돌연히 침엽수림이 아닌 담자리꽃나무가 급증하였다. 툰드라 식생으로 돌아간 것이다.
 
그린란드 빙하코어 기록을 통해 당시의 온도를 추정해 보면, 영거 드라이아스가 시작될 무렵에 기온이 갑작스럽게 3~4도 가량 떨어졌다가, 끝날 무렵인 11,500년 전 불과 50년 사이에 섭씨 6도나 상승하였다. 기후가 ‘점프’한 것이다! 밀란코비치 주기에 따라 기후변화는 몇 만 년의 시간 규모로 서서히 일어난다는 상식이 깨어지고, 기후과학자들 사이에는 ‘급격한 기후변화’라는 용어가 유행하기 시작하였다.
 
당시의 기후는 왜 점프한 것일까? 그 원인은 해양컨베이어벨트가 작동을 중단한 데에 있다.
 

▲13,000년 전 북미 대륙을 뒤덮고 있던 로렌타이드 빙상, 빙상이 녹은 물이 북대서양으로 흘러들어 해양컨베이어벨트의 작동을 멈추게 하였다.

해양컨베이어벨트
 
오늘날 바다에는 해양학자들이 ‘해양컨베이어벨트’라고 부르는 해양 대 순환 해류가 흐르고 있다. 대서양 적도 부근에서 북적도 해류가 출발하여 서쪽으로 흐르다가, 시계방향의 나선을 만들며 카리브해를 향하고, 이어서 북아메리카 동부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전향되어 ‘멕시코 만류’가 된다. 이 만류는 적도에서부터 뜨거운 햇빛에 달여져 염도가 높고 고온 다습한데, 이 열과 수분을 유럽에 나누어 주며 북극을 향해 전진한다. 런던은 북위 51도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해류 덕에 온난한 기후가 가능한 것이다.
 
이 해류가 북대서양 고위도에 도착하면 냉각되어 밀도가 높아지므로, 차고 염분이 높은 엄청난 양의 해수가 수천 미터 바다 밑으로 침강한다. 나이아가라 폭포의 1,000배 정도 되는 해수가 심해저로 낙하하는 것이다. 해저로 가라앉은 심층수는 대서양 해저를 통해 남쪽으로 향하여 남극 저층수와 만나고, 인도양과 태평양의 심해를 돌면서 데워져 표층수가 되어 다시 대서양으로 돌아간다. 북대서양에서 출발한 이 컨베이어벨트가 한 바퀴 도는데 1,000년 가량 소요된다.

▲ 해양컨베이어벨트는 전 지구적인 열과 염분의 순환을 담당하며, 기후변화의 스위치이다.

영거드라이아스 이벤트의 메카니즘

18,000년 전, 로렌타이드 빙상은 오늘날 뉴욕에 이르기까지 북미 대륙을 덮고 있었는데, 이 빙상이 점차로 녹아서 ‘아가시 호’에 저장되었다. 13,000년 전 호수가 무너지면서 세인트로렌스 강을 따라 북대서양으로 흘러들었다. 이 민물은 염분이 없어 바닷물에 비해 훨씬 가볍기 때문에, 북대서양 표층수와 섞이면서 그 밀도를 낮추었고, 그에 따라 북대서양 심층수로 침강하는 것이 멈추었다. 해양컨베이어벨트의 순환이 멈추자 북대서양에 열공급이 중단되고, 급작스레 한랭한 기후가 닥쳤던 것이다. 

티핑포인트

지금은 북미대륙에 거대한 빙상은 존재하지 않지만, 컨베이어벨트를 멈추게 할 민물 공급처는 있다. 지구온난화로 그린란드 빙상이 녹거나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이 해빙되면 상당한 양의 민물이 북대서양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고, 그에 따라 컨베이어벨트를 멈추게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일은 이미 벌어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북대서양 표층수가 심해저로 침강하는 ‘굴뚝’이 소멸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그린란드 앞바다에는 ‘굴뚝’이 12개 정도 있었는데, 이제는 3개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저 굴뚝이 모두 사라지면 어떠한 재난이 닥칠 것인가?
 
이치선/ 서울대 물리학과・변호사
재창간 2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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