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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명곡 Summertime 그리고 '마할리아 잭슨'
성지인의 음악여행(8)
기사입력  2002/04/16 [22:00] 최종편집   

미국 출신의 작곡가 조오지 거쉬인(George Gershwin,1898~1937)은 현대 작곡의 아버지이자 미국인들에게 민족음악가로 불리는 인물이다. 거쉬인은 당초 대중음악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었으나 클래식음악에 몰두한 결과 자신을 대표하는 작품 '랩소디 인 블루(Rhapsody in Blue,1924)', '피아노 콘체르토 F장조(1925)와 더불어 오페라 '포기와 베스(Porgy and Bess,1935)' 등 재즈음악에 클래식의 예술성을 접목한 작품으로 크게 각광받았다.



포기와 베스의 가사는 1925년 발표된 뒤보즈 헤이워드의 원작 소설‘포기(Porgy)'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특히 Summertime은 거쉬인의 '포기와 베스' 중 자장가 부분을 통해 들을 수 있는 다분히 동화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더해주는 아주 매력적인 노래다.



평온하고 나른한 여름날의 오후, 보채는 아가를 재우며 불러주는 엄마의 자장가는 더없이 포근하고도 그윽한 꿈나라로 인도하고, 영혼마저 잠재우는 듯 한 이 자장가의 침울한 선율은 그 이후 많은 음악계의 거장들을 통해 수없이 재해석이 이루어졌던 불후의 명곡들 중 하나다.



그 많은 서머타임 버전들 중에서 작곡가의 의도와 가장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던 흑인 가수 '마할리아 잭슨'이 있으니, 서머타임은 그녀를 위해 태어났으며, 그녀에 의해 비로소 완결되었다는 비평마저 있을 정도다.



'영원한 가스펠의 디바(Diva)'로 불리는 마할리아 잭슨(Mahalia Jackson)은 120kg이 넘는 거구에 목소리가 큰 파워풀 싱어였다. 얼핏 보기에 미국 개척시대의 지주 집안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일하는 뚱뚱하고 못생긴 흑인 하녀의 모습을 절로 떠올리게 만드는 그녀는 지긋지긋했던 가난으로 인해 학교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어린 시절의 그녀에게 맡겨진 것은 오로지 일을 하는 것이었으며 노래솜씨를 인정받아 궁핍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시간이 오기 전까지 고된 노동의 족쇄는 그녀를 좀처럼 놓아주질 않았다.



1911년 재즈의 발원지로 일컬어지는 미국의 뉴 올리언즈에서 태어나 평범한 노동자였던 아버지의 이혼으로 인해 친척집으로 보내졌던 어린 마할리아는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음악교육을 받아본 일도 없거니와, 지글거리는 축음기를 통해 당시 유명했던 '베시 스미스'나 '엔리코 카루소'의 노래를 이웃집 담 너머로 몇 번 들어본 경험이 고작이었다. 아침에 눈을 떠서 잠자리에 눕기 전까지 매일 반복되는 노동의 시간으로부터 벗어나는 유일한 순간은 일요일날 교회에 나가는 것이었으며, 그런 그녀에게 있어 교회의 성가대 활동으로 보내는 제한된 시간만이 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해방의 시간이었던 셈이다.



그런 그녀가 가스펠에 전념하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흑백 차별이 여전히 극심했던 당시의 사회 상황과 더불어 인종차별의 모욕과 힘든 노동에 갇혀있는 고된 인생의 시간에서 자신을 해방시켜줄 유일한 희망은 오직 신에게만 존재한다는 강인한 믿음만이 그녀를 지탱해 주는 유일한 힘이었고, 따라서 그러한 하느님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른다는 사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었기 때문이리라.



신앙의 희망에 호소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널리 알려져 대공황의 절망에 빠진 미국인들의 가슴에 복음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선사했고, 많은 미국인들은 점심을 걸러 모은 돈으로 마할리아 잭슨의 레코드를 선택했을 정도로 그녀의 노래는 암울한 시대의 새로운 위안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명성은 그녀를 50년대 아이젠하워와 60년대 케네디 대통령 앞에서 공연을 가지도록 만들었으며, 외국 국빈을 접견하는 자리에 종종 등장할 정도로 유명인사가 되었다. 심지어는 덴마크 여왕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접견했던 마할리아 잭슨과의 만남을 두고 "덴마크 여왕, 가스펠의 여왕을 만나다"라는 머릿기사를 실을 정도로 미국의 저명인사가 되었다.



마할리아 잭슨은 인종차별 문제에도 가담해 60년대에 절정을 이루던 흑백차별에 저항하다 암살된 루터 킹 목사와 연대해 각종 집회에 참가해 노래와 연설로 군중을 이끌었으나 킹 목사의 죽음으로 큰 실의에 빠지기도 했다.



마할리아 잭슨은 가스펠(Gospel)이나 흑인영가(Spiritual)와는 달리 블루스(Blues)가 악마의 음악이라는 이유로 일절 부르지 않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가스펠과 영가에 비해 블루스 음악은 보다 세속적이고 퇴폐적이며 절망적인 슬픔의 정서를 담고 있다는 선입견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여름../삶은 평온하고/물고기는 뛰어오르네/어느새 길게 자란 목화들/아빠는 언제나 넉넉하시고/엄마는 정말 미인이란다/그러니 아가야 울지 말고 조용히 해보렴/어느날 아침에는 너도 커서 노래할 날이 오겠지/그때쯤에 너는 날개를 펴고 하늘을 날게 될거야/그 아침이 오기 전까지/이곳에선 아무도 너를 해치지 못 한단다/아빠와 엄마가 언제나 네 곁에 있기에...



비록 그녀는 세상을 떠났지만 Summertime에 이은 Motherless Child 접속곡은 나른하고도 단조로운 느낌을 주는 재즈 피아노 선율과 더불어 마할리아 잭슨만이 연출할 수 있는 편안함과 안락함을 선사해 주고 있다.



재즈는 자유의 음악이라고 했던가?

재즈계의 별로 빛나는 마할리아 잭슨과 더불어 엘라 핏제랄드, 쳇 베이커, 빌리 할러데이, 스탄 게츠 등의 음악을 듣노라면 왜 재즈가 자유의 음악이어야 하는지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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