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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대립의 한국 정치, 2천5백 년 전 제자백가에게 길을 묻다!
기사입력  2026/04/07 [13:59] 최종편집   

(사설)

극한 대립의 한국 정치, 2천5백 년 전 제자백가에게 길을 묻다!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는 총성 없는 내전(內戰)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화와 타협이라는 정치의 본령은 실종된 지 오래이며, 상대를 멸절시켜야 할 적으로 규정하는 극한의 진영 대립만이 여의도를 지배하고 있다. 승자독식의 구조 속에서 정치인들은 민생을 돌보기보다,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자극적인 언어와 적대적 공생에 몰두하고 있다.

 

이러한 혼란상은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하던 춘추전국시대의 모습과 묘하게 겹쳐진다. 당시의 극심한 혼란을 극복하고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등장했던 사상가 그룹, 이른바 '제자백가(諸子百家)'는 각기 다른 시각으로 시대의 병폐를 진단하고 처방을 내놓았다. 2천5백 년이 지난 지금, 그들이 남긴 통찰에서 난국을 타개할 지혜를 얻고자 한다.

 

유가는 세상의 위기가 사람의 무너진 마음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았다. 따라서 도덕성의 회복과 마음을 안정시키는 '안심(安心)'을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당장 눈앞의 이익과 권력 투쟁에 매몰된 작금의 한국 정치인들에게 가장 결핍된 것이 바로 이 '정치적 윤리'와 '공감 능력'이다. 제도가 아무리 훌륭해도 그것을 운용하는 사람의 마음이 증오로 가득 차 있다면 정치는 흉기로 전락한다. 유가의 가르침은 당대에는 비현실적이라 외면받았다. 그러나 후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듯, 정치의 품격과 도덕성 회복은 장기적으로 한국 정치가 반드시 되찾아야 할 본질이다.

 

반면, 법가는 문제의 원인을 사회적 '제도'에서 찾으며 강력한 제도 개혁인 '개혁(改革)'을 주장했다. 이는 당시 진나라의 천하통일을 이끌 만큼 가장 현실적이고 유용한 처방이었다. 현재 한국 정치의 극단적 대립 역시 87년 체제 이후 굳어진 제왕적 대통령제와 소선거구제라는 승자독식의 '제도'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한 석이라도 이기면 모든 권력을 쥐는 구조 속에서는 협치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법가의 통찰을 빌리자면, 우리는 지금 당장 권력 구조 개편과 선거제도 개혁이라는 '개혁'를 통해 다원주의가 숨 쉴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마련해야 한다.

 

묵가는 가장 총체적인 시각을 보여주었다. 문제의 원인이 사람의 마음과 제도 모두에 있다고 진단하며, '안심'과 '제도 개혁'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단은 가장 정확했고 그들이 품은 '겸애(兼愛)'의 이상은 아름다웠다. 그러나 현실 정치에서 적용하기에는 효율성이 떨어져 결국 가장 성공하지 못한 학파가 되고 말았다.

 

춘추전국시대의 백가쟁명(百家爭鳴)은 단순한 말싸움이 아니라, 공멸의 위기 앞에서 공존의 길을 찾기 위한 치열한 지적 투쟁이었다. 지금 대한민국 정치에 필요한 것은 상대를 굴복시키는 기술이 아니라, 제자백가가 고민했던 근본적인 성찰이다. 법가의 지혜를 빌려 승자독식의 제도를 개혁하고, 유가의 가르침을 따라 정치적 도의를 회복해야 한다. 묵가의 실패를 거울삼아 현실에 기반한 실용적 정책을 펴되, 도가의 경고를 가슴에 새겨 권력의 오만을 경계하고 스스로를 먼저 돌아보아야 한다.

 

적대적 공생이라는 낡은 껍질을 깨고 나오지 못한다면, 한국 정치의 미래는 춘추전국시대의 이름 없는 패망국들처럼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제는 칼을 거두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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