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저널

광고
칼럼   특별연재(지구온난화)   환경   선거일기   의학칼럼   기고   음악칼럼   산행기행   영화칼럼   유종필의관악소리   교육특별연재   신년사
호별보기 로그인 회원가입
컬럼
칼럼
특별연재(지구온난화)
환경
선거일기
의학칼럼
기고
음악칼럼
산행기행
영화칼럼
유종필의관악소리
교육특별연재
신년사
개인정보취급방침
회사소개
광고/제휴 안내
기사제보
컬럼 > 의학칼럼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 왕이다!
기사입력  2026/04/07 [13:30] 최종편집   

  권영출 본지 회장

 

(권영출 칼럼)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 왕이다!

 

∎분노가 아닌 이성적 견제가 대한민국의 비상(飛上)을 결정한다.

 

조선왕조 5백 년의 역사를 기록한 실록을 들여다보면, 국가의 흥망성쇠는 결국 군주의 인재 등용과 권력 운용에 달려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과거 왕정시대에 왕이 지혜롭지 못하여 우의정과 좌의정 같은 중책의 인사에 실패하거나, 어느 한쪽의 붕당에 권력을 편중시켰을 때 국가는 깊은 병환에 빠졌다.

 

연산군은 충언하는 신하들을 무오사화와 갑자사화로 숙청하며 조정을 공포로 물들였고, 견제의 목소리가 사라진 권력은 결국 폭정으로 치달아 스스로 파멸되었다. 숙종 시대에는 환국(換局)이라는 이름 아래 노론과 소론, 남인이 번갈아 몰살당하는 극단적 정치가 반복되었고, 그 혼란의 대가는 오롯이 백성의 몫이었다.

 

반면, 세종은 의정부서사제를 통해 재상들에게 적절한 권한을 나누어 주면서도, 집현전을 설치하여 새로운 인재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게 했다. 영조는 '탕평책(蕩平策)'을 펼쳐 어느 한쪽 붕당의 독주를 허락하지 않고, 인재를 고루 등용하는 균형의 정치를 실현했다. 이들 현군(賢君)들은 신하들의 권력을 절묘하게 안배하고 견제하게 함으로써 국가의 기틀을 튼튼히 하고 태평성대를 이룩한 것이다.

 

∎21세기 민주주의 국가에서, 왕은 국민이다.

 

21세기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헌법 제1조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렇다!!! 과거 왕정시대와 비유하자면,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민이 곧 왕'인 것이다. 주권자인 국민은 선거를 통해 국가 운영의 대리인을 선출하고, 그들에게 권력을 위임한다.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들이 삼권분립을 설계한 것도, 독일이 연립정부 체제를 통해 어떤 단일 정당도 절대 권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한 것도, 모두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는 역사의 교훈을 체화한 결과였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흥망성쇠는 전적으로 이 시대의 왕인 5천만 국민의 선택과 지혜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우리 정치의 모습을 반추해 보자. 특정한 정치 세력이 실정을 거듭하거나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때, 국민은 선거를 통해 엄중한 심판을 내린다. 이는 민주주의의 자연스러운 작동 원리이며, 실패에 대한 당연한 징계다.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는 한 가지 중대한 맹점을 마주하게 된다. 심판이라는 명분 아래 한 정당에게 국가의 모든 권력을 절대적으로 몰아주는 극단적 선택이 과연 국가의 미래에 유익한가 하는 점이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이미 그 결과를 여러 차례 목도한 바 있다. 행정부와 입법부를 하나의 정치 세력이 동시에 장악했을 때, 견제는 실종되고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이 횡행했다. 야당은 무력해졌고, 언론과 시민사회의 감시 기능마저 위축되었다. 그 결과는 어떠했는가. 정책의 오류는 제때 교정되지 못했고,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는 묵살되었으며, 결국 국가적 위기로 귀결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한쪽으로의 과도한 권력 집중은 단기적으로는 실패한 세력에 대한 통쾌한 질책이 될 수 있으나, 결국 구조적 독주를 낳아 국가 전체의 막대한 손실을 가져오기 마련이다.

∎평정심을 잃지 않은 자가 현명한 왕이다.

 

역사 속의 현명한 왕은 신하들의 무능이나 실패에 대해 분노를 표출할 때조차 이성을 잃지 않았다. 감정적인 숙청으로 조정을 텅 비게 만들거나 한 세력에게만 칼자루를 쥐여 주는 우를 범하지 않은 것이다. 세종은 황희 정승이 과오를 범했을 때 그를 내치지 않고 질책한 뒤, 오히려 적재적소에 재배치하여 30년 재상의 전설을 만들어냈다. 영국 의회 민주주의의 전통에서 야당을 '충성스러운 반대파(His Majesty's Loyal Opposition)'라 부르는 것도, 반대와 견제 자체가 국가에 대한 충성의 다른 형태임을 인정하는 성숙한 정치 문화의 발로다.

 

현명한 군주는 질책과 화를 표명하는 방식에서도 고도의 이성적인 태도를 보이며, 대안을 마련하고 권력의 추를 다시 맞추는 지혜를 발휘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운명을 두 어깨에 짊어진 국민 역시, 감정적 징벌을 넘어 국가의 장래를 내다보는 지혜로운 왕과 같이 행동해야 할 때다.

 

"새가 두 날개의 완벽한 균형을 통해 거센 바람을 뚫고 하늘을 비상할 수 있듯이, 민주주의 국가의 권력 역시 건강한 견제와 조화 속에서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안타깝게도 작금의 대한민국 정치는 마치 깊은 한(恨)을 풀어내는 굿판처럼 변질되어 가고 있다. '모 아니면 도'라는 식의 극단적 진영 논리가 지배하고, 대화와 타협은 실종된 지 오래다. 여야를 막론하고 상대 정당을 '적폐'나 '악'으로 규정하며, 정책 논쟁 대신 인신공격과 상호 비방이 공론장을 지배하고 있다.

 

국회에서 벌어지는 법안 처리 과정을 보라. 다수당은 수의 힘으로 밀어붙이고, 소수당은 몸으로 막아서는 물리적 충돌이 반복된다. 이것이 과연 21세기 민주주의 국가의 모습인가? 상대를 궤멸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이러한 극단적 양극화는 국가의 미래를 심각한 혼란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한쪽 날개를 꺾어버리고 어떻게 새가 날아오르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권력의 독점은 필연적으로 오만과 독선을 낳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백성, 즉 국민 자신에게 돌아온다.

 

다가오는 지방선거는 이러한 맥락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풀뿌리이자, 중앙 권력에 대한 가장 건강한 견제 장치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대통령 소속 정당과 다른 정당이 지방정부를 장악하는 '동거 정부(cohabitation)' 현상이 종종 발생하며, 이는 중앙 권력의 독주를 제어하는 민주적 안전판 역할을 해왔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지역의 일꾼을 뽑는 행사를 넘어, 기울어진 국가 권력의 균형을 되찾고 건강한 견제 시스템을 복원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되어야 한다. 왕과 같은 국민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어느 한쪽의 독주를 허락하지 않고, 절묘한 권력의 균형과 조화를 만들어 주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민이 왕이란 점을 보여주어야 한다.

 

나아가, 국민의 현명한 선택은 정치권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권력을 쉽게 독식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정치 세력은 비로소 겸손해질 것이다. 국민의 표를 얻기 위해 감정적 선동이나 네거티브 공세에 의존하는 대신, 주권자 앞에서 서로의 정책과 공약의 우수성을 증명하기 위해 치열하게 대립하는 건설적인 구조가 정착될 것이다.

 

스웨덴이나 덴마크 같은 북유럽 국가들에서 여야가 복지, 교육, 경제 정책을 놓고 치열한 정책 토론을 벌이면서도 합의를 이끌어내는 모습은, 민주주의의 경쟁이 반드시 파괴적일 필요가 없음을 증명한다. 정당들이 오직 민생과 국가 발전이라는 주제를 놓고 사활을 건 정책 경쟁을 벌일 때, 국민은 비로소 진정한 왕으로서의 존엄과 위상을 되찾게 될 것이다.

 

위대한 국가는 위대한 국민이 만든다. 주권이라는 무거운 왕관을 쓴 우리 국민은, 이제 분노와 혐오의 정치를 넘어 이성과 논리의 정치를 명령하자. 투표소로 향하는 우리의 발걸음은 폭군의 감정적인 칼춤이 아니라, 국가의 백년대계를 그리는 현군의 지혜로운 붓놀림이 되어야 한다. 양극단의 벼랑 끝에서 위태롭게 서 있는 대한민국을 구하는 길은 오직 하나, 깨어있는 국민이 만들어내는 견제와 균형뿐이다. 우리 모두가 현명한 왕이 되어, 두 날개로 힘차게 날아오르는 대한민국의 내일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 관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엑스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 목
내 용
주간베스트 TOP10
  개인정보취급방침회사소개 광고/제휴 안내기사제보보도자료기사검색
관악저널 ㅣ 주소 : 서울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144길 35 ㅣ 전화 : 02-889-4404 ㅣ 팩스 02-889-5614 ㅣ E-mail : kdnews21@naver.com
등록번호 : 서울 다05737 ㅣ 등록일 : 2000.06.20 ㅣ 법인명 : (주) 관악동작연합신문사 ㅣ 발행/편집인 : 윤여란 ㅣ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여란
Copyright ⓒ 관악저널.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