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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실패에서 배우는 대한민국 에너지 전략
기사입력  2025/12/17 [19:15] 최종편집   

(사설)

 

독일의 실패에서 배우는 대한민국 에너지 전략

 

 

 

2023년 4월 15일, 독일은 마지막 원자력발전소 3기의 가동을 중단하며 62년간의 원전 역사를 종료했다. 재생에너지 100%라는 야심찬 목표를 향한 '에너지 전환'의 선봉에 선 독일은, 한때 전 세계 환경주의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불과 2년이 지난 지금, 독일은 스스로의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방향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유럽 최고 수준의 전기요금(가정용 kWh당 400원), 제조업 붕괴 위기, BASF 등 대기업의 해외 이전, 그리고 오히려 증가한 CO₂ 배출량이라는 씁쓸한 현실이 독일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독일의 경험은 단순한 타산지석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탈원전을 추진했던 우리에게, 독일의 실패는 직접적이고 명확한 경고음이다. 에너지 정책은 도덕적 정당성이나 이념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으며, 현실적 경제성과 산업 경쟁력, 그리고 기술적 실현 가능성에 기반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삼았던 독일의 실패와 오류를 반복해서는 안될 것이다. 독일의 치명적 오류는 세 가지였다. 첫째, 재생에너지 기술이 원전을 대체할 만큼 성숙하지 않았는데 원전부터 폐쇄했다. 태양광과 풍력의 간헐성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결국 석탄과 천연가스 발전에 의존하는 모순적 상황이 벌어졌다. 둘째,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과도하게 의존하며 에너지 안보를 방기했다. 2022년 러-우 전쟁으로 이 위험성이 현실화되자 에너지 위기가 터졌다. 셋째, 높은 에너지 비용이 산업에 미칠 파괴적 영향을 간과했다. 독일 산업협회 조사에서 45% 이상의 기업이 해외 이전을 고려한다는 충격적 결과가 나왔다.

 

2025년 5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탈원전을 "실수"라고 규정하며, 원전 재가동을 주장하고 있다. 독일 국민의 55%가 원전 재가동에 찬성한다. 에너지는 단순히 전기를 공급하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산업 경쟁력의 근간이며, 국가 경제의 생존과 직결된다. 독일의 산업용 전기요금이 한국의 2배 이상이 되면서, 독일의 자랑이었던 제조업 전체가 무너지고 있다.

 

우리의 산업용 전기요금이 OECD 평균의 77% 수준으로 저렴하게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원자력이라는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에너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독일은 자신들의 오류를 뒤늦게 깨닫고 있다. 독일의 실패는 우리에게 값비싼 교훈을 무료로 제공했다. 이 교훈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의 미래 에너지 전략은 이상이 아닌 현실에, 이념이 아닌 경제성에, 선언이 아닌 기술력에 기반해야 한다. 원자력 강국으로 가는 길, 지금이 바로 그 출발점이다.

 

물론 원자력이 완벽한 해답은 아니다. 핵폐기물 처리, 안전성 확보, 사회적 수용성 제고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러나 이것은 원전을 포기할 이유가 아니라, 더욱 발전시켜야 할 이유다. 재생에너지 역시 병행 확대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독일처럼 이념적 순수성을 추구하다가, 경제적 현실을 외면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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