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협치제도 운영 8년차 우수사업 눈길
서울시 재정지원 중단에도 굴하지 않고 민관협치 조례 근거해 협치사업 이어가
민간인이 정책 기획부터 결정까지 참여해 채택한 ‘협치과제’, 우수사업 지속운영 필요
민관협치제도가 시행된 지 8년 차인 가운데 매년 공론장을 통해 심도 있게 사업을 발굴하고 심사숙고하여 채택한 ‘협치과제’가 눈길을 끌고 있다.
민관협치제도는 행정(관)과 민간(민)이 동등한 주체로서 정책 기획부터 결정, 집행, 평가까지 전 과정에 함께 참여하고 협력하는 새로운 형태의 공공 운영 방식이다. 민관협치는 관과 민이 모든 것을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고 어렵고 힘든 과정이다.
그러나 민간의 전문 지식과 자원,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행정에 접목되면서 우수사업이 발굴되고, 투명한 집행과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관악구는 시범조례를 거쳐 공식적으로 2018년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민관협치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민관협치 조례에 따라 '민'과 '관'의 다양한 주체들로 구성된 ‘협치회의’는 주민 공론장을 열어 최근 평균 4개의 ‘협치과제’를 선정해 집행해왔다.
관악구청 박정열 협치조정관은 “최종 과제가 선정되면 사업별로 민과 관이 함께 실행추진반을 구성해 사업을 집행하고 평가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공무원 입장에서는 업무가 추가되기 때문에 민관협치사업 참여에 따른 인센티브가 필요한 대목이다.
창의력이 뛰어난 ‘협치과제’
‘협치과제’ 대부분은 창의성과 기발한 아이디어, 주민 실생활에 꼭 필요한 사업 등으로 구성된다. 많은 예산을 투입하지 않고도 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사업이 대부분이다. 민간이 정책 기획부터 결정까지 참여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연간 채택되는 ‘협치과제’가 평균 4개이고 2026년에는 3개 선정에 그쳤다. 2023년에는 2024년 협치과제로 4개를 채택했으나 관악구의회가 예결특위 심의과정에서 1개의 과제예산을 전액 삭감시켜 3개 과제만 집행되었다.
무엇보다 예산규모도 문제가 있다. 협치과제 예산은 주민참여예산 규모 안에 포함되어 있다. 2026년 주민참여예산 편성규모는 18억 원 내외로 이 가운데 협치과제 예산은 2억 7천만 원에 불과하다. 실제 채택된 2026년도 주민참여예산사업과 협치과제 총예산은 17억 원 규모도 안 돼 당초 예산규모보다 훨씬 적게 편성됐다.
서울시가 지난 2016년 민관협치 조례를 제정하고 자치구의 협치사업을 전폭 지원할 당시에는 관악구가 10억 원까지 시비를 유치해 많은 협치과제를 수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시가 2022년부터 협치예산 지원을 전면 중단하면서 대부분 자치구가 민관협치사업을 포기한 상태다.
현재 서울시의 예산 중단에도 불구하고 협치사업을 추진하는 자치구는 관악구를 포함해 6개 자치구뿐이다. 관악구는 열악한 재정여건이지만 구비를 편성해 협치사업을 중단 없이 이어가고 있다.박정열 협치조정관은 “관악구는 ‘협치로 성장하는 관악구’를 비전으로 선포하고, 박준희 구청장의 의지로 현재까지 제도를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관악구가 민간인이 참여하여 특히 우수한 ‘협치과제’에 중점을 둘 것과 주민 호응이 높은 ‘협치과제’는 단년사업이 아니라 계속사업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이복열 기자
재창간 490호